[하루천자]생의 마지막 날까지<5>
고독은 절대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이 아니다. 그저 여러 감정 중 하나에 속하는, 일종의 경험일 뿐이다. 화를 내거나 우는 것과 같은 종류다. 인간으로서 자연적으로 느끼는 감정. 그러니 탈피하려고 노력하기보다 그저 무서워하지 않고 바라보면 될 일이다. 고독에 빠져서 허우적거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는 명상의 기본적인 자세이기도 하다. 고독이 나에게 끼어들 틈이 있으면 나는 그것을 바라보았고, 바라보고 있다 보면 고독은 금세 증발되어 사라지곤 했다.
나는 지금 고독이라는 감정을 사랑하는 편이다. 고독은 침묵과 가까운 형태이고, 침묵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 해답을 내린다. 그 해답이 어떠한지에 따라 자유로움의 여부가 결정된다. 나는 모든 사람들이 고독의 진가를 알아주기를 바란다. 고독한 시간이 있어야 진정으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법이다. 더불어 결국 인생이란 고독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깨달아야 한다. 이 세상에 태어나 한 번도 고독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이 모든 일이 하나의 거대한 과정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실은 인생에는 별것이 없다. 결국 모든 일은 나에게서 시작하고 나에게서 끝이 난다. 주어진 시간과 주어진 감정을 온전히 느끼는 것이 지금을 누리는 가장 자유로운 방식이다. 고독하다는 것과 외롭다는 것과 쓸쓸하다는 것의 맛과 느낌과 질감을 느끼고, 그것들이 서로 어떻게 다른지를 들여다보고, 그 시간을 누리는 것도 인생의 한 부분이니까.
가장 안타까운 것은 현대인들에게는 고독이나 쓸쓸함, 외로움을 느낄 새가 없다는 사실이다. 아무것에도 의지하지 않은 채 자기를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는 것은 자아를 잃어버린 채로 사는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휴대폰이라는 큰 장애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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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그들의 마지막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 어쩌면 마지막 순간, 관 속에 들어가서도 휴대폰을 붙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
-홍신자, <생의 마지막 날까지>, 다산책방, 1만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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