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결의안 초안 돌입…'강제북송' 中 책임 담길까
EU, 연말 유엔총회 상정할 초안 작성 돌입
'中 탈북민 대규모 북송 사태' 비판 담길 듯
찬반 없는 '컨센서스'…수위 높이는 데 한계
"정부, 회원국 설득 등 외교적 노력 나서야"
올해 연말 유엔총회에서 다뤄질 '북한인권결의안'에서 중국 정부가 최근 탈북민 수백명을 북송한 사태에 관한 비판이 담길지 주목된다. 결의안의 표현 수위와 이행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가 회원국 설득을 비롯한 외교적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유엔총회 등에 따르면 결의안 작성을 주도하는 유럽연합(EU)은 이달 말 유엔총회 3위원회에 초안을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논의에 돌입했다. 결의안은 상반기 유엔 인권이사회, 연말 유엔총회에서 각각 채택한다. 통상 EU가 초안 작성을 주도하고 주요국 회람 등을 거친 뒤 인권 사안을 담당하는 3위원회까지 통과하면 연말 본회의에 상정되는 절차다.
지난해 결의안에선 '서해 공무원 피살', '탈북어민 강제북송' 등 사건들에 대한 언급이 추가된 바 있다. 이런 경향을 고려하면 이번에는 지난 9일 재중 탈북민 500여명이 대거 북송된 사건이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EU 측은 기존 결의안에서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는 '강제송환 금지 원칙'에 관한 언급을 갱신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망명자를 박해가 우려되는 국가로 송환해선 안 된다'는 국제법상 원칙으로, 탈북민을 불법체류자로 간주하는 중국을 겨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2016년부터 7년 연속 컨센서스(합의)로만 결의안이 채택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어느 나라도 표결을 요청하지 않았을 때 결의 방식으로, 모두 찬성하는 만장일치와 다르다.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면, 실제적 이행에도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책임 규명에 대한 표현 수위를 높일 경우 북한 또는 중국에서 표결 요청으로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크다. 과거 기록을 보면 압도적으로 찬성 수가 많았지만, EU 측은 '원만한 채택'을 위해 컨센서스를 고려한 초안을 작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및 탈북민 관련 사안에서 어느 국가보다 가장 밀접한 당사국인 우리 정부가 회원국을 상대로 외교적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북·중 측에서 표결 요청을 하더라도 표현 수위를 높인 결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외교적 마찰을 피하고자 유엔 무대에서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례로 황준국 주유엔대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유엔총회 3위원회 일반토의에서 대규모 강제북송 사태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다만 아시아경제가 입수한 그의 발언문 원문을 보면 "여러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부분적인 국경 개방과 맞불려 '제3국'에 있는 다수의 북한 주민들이 송환된 것으로 보인다(According to several sources, it seems that a number of North Koreans in 'a third country' have been repatriated in line with the partial opening of the DPRK's international)"고 언급했다. 중국 정부에 의한 강제북송 사태라는 언급을 회피하고 '제3국'이라고 돌려 말한 것이다.
로버타 코언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 명예 공동의장은 "중국은 다른 국가, 특히 한국이 개입할 때 소수의 북한 주민들에 출국을 허용해온 바 있다"며 "결의안 내 표현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탈북 난민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회원국 간 중재(good offices)를 요청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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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법률분석관은 "정부는 사전에 인권단체 의견을 수렴하고 결의안 반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오는 31일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와의 상호대화에서 강제북송 사태에 대해 발언하고, 중국에 대한 유엔 인권이사회 보편적 정례검토(UPR)를 앞두고 사전 질의로 탈북민 관련 정보 공개를 촉구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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