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생의 마지막 날까지<4>
생명과 평화는 같은 선로 위에서 같은 곳을 향해 있다. 다시 말해,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것은 생명에 대한 명상적이고 평화로운 자세다. 내가 몸을 아끼는 방식으로 가장 처음 택한 것은 명상이었다. 명상은 비움이다. 머릿속을 먼저 깨끗하게 비워내야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다. 정신이 그토록 맑아지면 몸도 건강해진다. 쓰레기처럼 쓸데없는 여러 관념들이 머리를 가득 채우고 있으면 괴로움에 잠식되는 나머지 건강과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
나는 명상을 모든 곳에 적용하고 싶었다. 예컨대 가부좌를 틀어야만 명상이고, 밥 먹는 건 명상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나는 생활 속 모든 일상이 일종의 명상이라고 생각한다. 춤은 내게 그중 가장 빨리 명상의 세계로 가는 길이었고, 식사 역시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명상 중 하나였다.
생각해 보면 사는 것은 간단하다. 먹으면 살고 먹지 않으면 죽는다. 그러니 식사는 마치 호흡과도 같다. 숨 쉬는 것 다음으로 제일 중요한 것이 식사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이들이 주변에 많았다.
(중략)
나는 남들에 비해 먹는 속도가 느린 편이다. 함께한 다른 사람들은 식사를 끝마쳤는데 나 혼자 이어가는 자리가 달갑지 않고 불편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외부 약속은 되도록 피하고 주로 혼자 밥을 먹는 일이 많아졌다. 시간을 충분하게 갖고, 호흡하며 내 속도에 맞추어 천천히 음식을 먹고 명상을 했다. 머릿속을 깨끗이 비우고 식사하기. 그사이에 생겨나는 모든 잡음과 잡생각은 제쳐둔다. 오로지 밥을 먹는 행위와, 호흡만이 식사 시간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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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와 명상은 생활화되어야 한다. 그 둘의 조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간단하다. 그저 머리를 비운 채로 정갈한 음식들을 천천히 먹으면 된다. 의외로 누군가에게는 어려운 일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더 간단하게, 이렇게 말해보겠다.
"건강하게 살고 싶으면 건강하게 식사를 해야 합니다. 건강한 몸이 되고 싶다면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하고요."
-홍신자, <생의 마지막 날까지>, 다산책방, 1만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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