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시방서 법적 구속력 없어
구조체 콘크리트와 품질 차이 나기도

편집자주최근 건설 현장에서 구조물 안전 및 품질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배경에는 콘크리트 품질 문제가 있다. 콘크리트는 정해진 규격을 잘 지켜야 하지만 현재 국가에서 정하는 규정과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3회에 걸쳐 건설구조물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개선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현재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대안을 제시해본다.

"물을 타면 재료가 적게 들어가고, 뻑뻑하면 비비기 곤란한데 덜 뻑뻑해서 비빌 때도 좋고 시공하기도 편해서 그런 유혹을 많이 받게 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른바 ‘물 탄 콘크리트’ 문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건설사에서는 레미콘의 규격 중 작업성의 척도가 되는 슬럼프를 일반적으로 150㎜로 주문하고 있다. 굳지 않은 콘크리트의 작업성을 확인하기 위해 반죽 질기 정도를 측정하는 것이 슬럼프다. 문제는 150㎜ 슬럼프가 작업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건설사는 이보다 높은 180㎜ 이상의 슬럼프를 요구한다. 하지만 비용 상승분을 반영해주지 않아 기준 이상의 물을 투입해 슬럼프를 맞추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콘크리트 단위수량 검사는 콘크리트를 제조할 때 1㎥에 사용되는 물의 양이 정해진 기준보다 더 들어갔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문제는 저품질의 골재를 사용했을 때 골재가 물을 흡수해 정해진 기준으로는 작업성이 나오지 않아 생산공장에서 추가로 물을 넣거나 현장에서 물이 투입되기도 한다.


‘물 탄 콘크리트’는 콘크리트의 균열 발생 및 강도 저하를 야기해 구조물 내구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1월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콘크리트 강도 저하 등 품질 미비가 꼽히기도 했다.

지난 7월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101동 옥상에서 작업자들이 철거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지난 7월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101동 옥상에서 작업자들이 철거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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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공사의 표준과 규격을 정하는 표준시방서는 무용지물이다. 정부는 단위수량 검사 기준을 마련해 지난해 9월1일부로 개정된 표준시방서를 고시했고, 같은 해 12월1일부터 시행했다. 그러나 건설사에서 표준시방서를 지키지 않아도 법적 구속력이 없어 저품질 콘크리트 유통을 막기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건설 현장에서 드러나는 또 다른 문제점은 현장에 반입된 레미콘과 구조체 콘크리트 품질의 차이다. 구조물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구조체 콘크리트의 압축강도가 품질기준 강도 이상을 만족해야 하지만 그동안 현장에서는 이에 대한 확인을 시험실 조건에서의 레미콘 공시체에 대한 압축강도만을 평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원재료 품질, 환경 조건, 시공 중에 발생하는 편차 등을 생각하면 구조체 콘크리트의 압축강도는 레미콘의 현장 반입 시 실시하는 품질 검사 결과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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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건설기준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콘크리트 공사 현장 품질 확보를 위한 현장 양생 공시체 평가 기준 개발 연구’가 마무리되면 관련 표준시방서가 개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는 표준시방서가 강제조항이 아니기 때문에 건설기술진흥법 하위법령인 건설공사 품질관리 업무지침, 건축법 등 관련 법률에서 해당 사항을 지키도록 강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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