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특사경, 청소년 비행 조장한 ‘어른’ 무더기 적발

술·담배 대리구매 후 입던 스타킹 요구도

경남도 특별사법경찰이 청소년을 유해환경에서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일탈과 비행을 조장한 업체와 개인 등을 줄줄이 적발했다.

도 특사경은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여름방학을 맞아 청소년 유해환경에 대한 기획단속을 한 결과 청소년 보호법 위반 행위 7건을 적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도 특사경에 따르면 이번 기획단속은 룸카페 등 유해업소를 점검하고 술·담배 대리구매 등 유해환경을 개선하고자 실시됐다.

위반유형은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인 룸카페에 청소년 출입 금지 표시 미이행 3건 ▲노래연습장에 청소년 출입 금지 위반 1건 ▲술·담배 대리구매 및 제공 2건 ▲전자담배 소매점 담배 판매금지 표시 방법 위반 1건이었다.

현행법상 청소년 출입 금지 위반, 청소년 출입 금지 미표시, 술, 담배 등 유해 약물 대리구매·제공을 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밀실형 룸카페의 모습. [사진제공=경남도청]

적발된 룸카페 3개소는 밀폐된 실내에 매트리스, 소파 등을 두고 넷플릭스, 유튜브 등을 제한 없이 시청할 수 있는 TV 시설을 갖춘 곳으로 청소년 출입·고용금지 업소였으나 청소년 출입제한을 표시하지 않았다.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경까지 청소년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영업하기도 했다.

노래연습장은 영업주가 잘 보이는 곳에 청소년실을 설치해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청소년 출입이 가능하지만, 적발된 곳은 청소년실을 기준에 맞지 않게 설치한 데다 무인으로 운영해 밤 10시가 넘은 시각에도 여중생이 드나들게 했다.

전자담배 판매점은 여러 차례 행정지도를 받았는데도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담배 판매금지’ 표시를 규정에 맞게 표시하지 않았다.

청소년 담배 판매 금지 표시를 위반한 업소의 진열대. [사진제공=경남도청]

이번 기획단속에선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청소년에게 수수료를 받고 대신 술, 담배를 구매해 준 성인이 덜미를 잡혔다.

붙잡힌 판매자 A 씨는 중학생과 지속해서 연락하며 술과 담배를 수시로 제공했다.

다른 대리구매 때는 자신을 여고생이라고 밝힌 사람에게 대리구매 수수료 대신 신던 스타킹과 양말을 달라고 했다.

도 특사경은 A 씨를 청소년 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김은남 사회재난과장은 “청소년의 올바른 성장을 이끌어야 할 어른들이 오히려 청소년의 비행과 일탈을 조장하는 행위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범죄”라며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하게 수사할 계획이며 앞으로도 청소년 유해업소에 대한 단속과 수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