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 떴는데…中, e스포츠 결승·준결승만 생중계
블룸버그, 소식통 인용 보도…中플랫폼사 공지
시진핑, 수년 전부터 청소년 게임 중독 문제 다뤄
'e스포츠계의 전설'이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최고의 슈퍼스타로 주목받고 있는 '페이커' 이상혁이 생애 첫 금메달 도전에 나선 가운데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e스포츠 경기 중계를 일부 제한하라고 지시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텐센트, 후야 등 중국 대형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아너오브킹스', '리그오브레전드(LoL)' 등 e스포츠 경기를 준결승과 결승전만 생중계하라고 요구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지시는 불과 전날인 24일까지만 해도 없다가 막판에 급작스럽게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판 트위치로 불리는 후야는 별다른 이유는 언급하지 않은 채 뜬금없이 조별 예선이나 준준결승 경기는 생중계되지 않는다는 공지글을 올려 이를 기다리고 있던 관중들을 당황케 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텐센트도 e스포츠 첫 경기 영상을 스트리밍 사이트에 공개하지 않았고, 이와 관련한 사용자의 질문도 삭제하기도 했다고 한다.
블룸버그는 중계 금지 배경 중 하나가 인터넷 중독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 중독과의 전쟁을 벌여온 중국 공산당이 나선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그동안 게임 산업에 강도 높은 규제를 가했다. 시 주석은 2021년 직접 청소년의 게임 중독 문제를 거론했고 이후 중국 정부는 미성년자의 인터넷 게임 중독 방지 정책을 속속 내놨다. 지난해 10월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자 중국 주요 게임사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e스포츠는 현지에서 가장 많이 주목받고 있는 종목이다. e스포츠는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중국에서는 e스포츠계의 슈퍼스타 이상혁 선수가 경기에 나서면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시안게임 40개 종목 중 e스포츠의 입장권 가격이 가장 비싸게 팔렸고, 특히 이 선수가 나서는 LoL 경기 티켓은 진작에 매진이 됐다고 한다.
이번 중국 당국 지시에 따라 중국 내 4억명의 e스포츠 팬뿐 아니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와 플랫폼 기업들도 비용을 치르게 됐다. 중국 국영 방송사인 CCTV는 본토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중계권을 보유해 이를 다른 플랫폼에 판매, 수익을 낸다. 정부의 명령으로 e스포츠 중계 건수가 줄어드는 만큼 수익도 예상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혁 선수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되는 만큼 e스포츠 생중계 이슈는 계속해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선수가 나선 한국 국가대표팀은 25일 주 경기장이 아닌 보조경기장에서 홍콩, 카자흐스탄과 예선전을 치러 모두 승리를 거뒀다. 경기는 무관중으로 치러졌지만, 취재진이 몰려들면서 이 선수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다. 대표팀은 오는 27일 사우디아라비아와 8강전을, 하루 뒤인 28일 준결승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준결승전은 중국과 맞대결할 가능성이 커 사실상 결승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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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선수는 시범종목으로 열렸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출전했으나 중국에 밀려 은메달에 머물렀다. 이 선수는 "지난 대회 때 저희가 우승할 것이라고 다들 예상했지만, 못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새로운 도전이다. 그때의 경기는 사실 의미가 없어진 지 오래다. 이번 대회에만 전념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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