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묶은 '김여정 하명법'…3년 만에 위헌 가린다
대북전단금지法 위헌확인…헌재, 오늘 선고
文 시절 민주당 강행 처리…"김여정 하명법"
"위헌 판단 땐 北 압박할 심리전 무기 부활"
대북전단 살포를 원천 금지하는 처벌조항으로 국제적 비판을 받은 이른바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위헌 여부가 3년 만에 가려진다. 윤석열 정부는 이미 '대북전단금지법은 위헌'이라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헌재가 위헌 판단을 내리면 북한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비대칭 전력'이 본격 부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남북관계발전법 위헌 확인 사건 2건에 대한 선고를 내린다. 앞서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 등 단체들은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이 공포된 2020년 12월 '해당 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는 취지로 헌법소원을 청구한 바 있다.
이른바 '대북전단금지법'으로 불리는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은 문재인 정부 시절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강행 처리됐다.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조항으로 전단 살포를 원천 금지한 것이다. 2020년 5월 자유북한운동연합이 '김정은 규탄' 전단을 북으로 날린 뒤 북한이 크게 반발했던 것이 계기였다. 당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전단 살포를 막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남북 군사합의를 파기하거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폐쇄하겠다"고 엄포를 놨고, 통일부는 불과 4시간 만에 "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여정 하명법'이라는 오명을 쓴 이유다.
대북전단금지법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북한 주민들의) 정보 접근권을 제약한다는 측면에서 비판이 잇따랐고, 국제사회에선 수십 년에 걸친 '북한인권 개선' 노력을 저해하는 처사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탈북민의 대모'라 불리는 수잔 숄티 여사(미국 북한자유연합 회장)는 지난 19일 "문재인 정부는 대북전단금지법을 통해 기본적 시민 권리를 빼앗았다"고 질타한 바 있다.
헌재는 위헌 판단을 내릴 것으로 점쳐진다. 이미 지난 4월 대법원은 통일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법인 허가를 취소한 조치가 적법하다고 인정한 판결이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전단 살포 행위는 정보 접근에 제약받는 북한 주민에게 북한 정권의 실상을 알리고자 하는 정치·사회적 활동의 일환"이라고 판시하기도 했다.
위헌 판단이 나오면 북한을 겨냥한 심리전에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 정부 소식통은 "헌재가 판단을 내리면 통일부가 그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형식으로 전단 살포를 공식 허용할 수 있다"며 "그 자체로 북한에 강력한 심리적 압박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북한이 전단을 향해 고사포를 쏠 정도로 반발한다는 것은 그만큼 치명적이라는 의미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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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헌재 판단과 별개로 본격적인 법 개정은 내년 총선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정부 관계자는 "민주당 의석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에선 개정안을 상정해도 국회 문턱을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시기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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