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들은 준비가 돼 있다." 미국 3대 자동차 제조사가 가입한 전미자동차노조(UAW)의 동시 파업이 3일째 진행 중인 가운데, 숀 페인 UAW 회장이 스텔란티스 측의 임금 21% 인상 제안을 일축하며 파업 확대 의지를 확인했다. '친노조'를 앞세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사태 중재를 위해 이번주 백악관 고위 당국자를 디트로이트로 급파한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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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 회장은 17일(현지시간) CBS방송의 페이스더네이션에 출연해 "노동자들이 뒤로 물러나는 동안 회사들은 지난 10년간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면서 "우리의 요구는 정당하다. 이 경제에서 우리의 공정한 몫, 우리 노동의 결실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체협상 시한이 종료된 지난 15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UAW는 인플레이션 등을 이유로 향후 4년간 임금 36% 인상(수정안 기준)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업체 측은 최대 20%안팎의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페인 회장은 크라이슬러와 지프 등 자동차 브랜드의 모회사인 스텔란티스측이 제시한 21% 임금 인상안에 대해 "이건 절대로 안되는 것(no-go)"이라며 "우리는 (업체측에) 이 사실을 매우 분명히 했다"고 확인했다. UAW는 전날부터 단체협상 타결을 위한 협상도 재개한 상황이다. 이날도 추가 협상이 예정된 가운데 업체측 경영진과 노조의 간극이 여전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UAW는 전날 성명을 통해 "포드 측과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으나, 함께 파업이 진행 중인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와의 협상에 대해서는 이러한 평가를 내놓지 않았었다.

조만간 파업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는 방침도 예고했다. 페인 회장은 현재 미시간, 오하이오, 미주리주(州) 3개 공장에서만 진행 중인 파업이 다른 공장들까지 확대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며 "노조원들은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테슬라, 도요타 등 무노조 업체들과의 비용경쟁이 심화하고 있어서 임금 수준을 노조의 요구만큼 확대하기 어렵다는 사측 주장에 대해서는 "인건비는 차량가격의 약 5% 수준"이라며 "우리 임금을 두배로 올려도 차량 가격 인상 없이 수십억달러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밖에 그는 역사상 가장 친노조적 대통령이라고 스스로를 칭해온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서도 "말이 아닌 행동을 기대하고 있다"고 이번 파업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1935년 UAW 창설 이후 자동차 빅3가 동시 파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업 참여 인원은 약 1만2700명 규모로, 교섭 상황에 따라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례 없는 미 자동차 제조사의 동시 파업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현지 언론들은 미시간대 경제학자들의 보고서 등을 인용해 생산량 규모 순으로 미시간, 켄터키, 미주리, 오하이오, 텍사스, 일리노이, 인디애나, 캔자스, 테네시, 뉴욕 등 10개 주에 일자리를 비롯한 여파가 먼저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주 디트로이트에 당국자들을 파견, 양측 협상 상황을 중재하도록 한 상태다. NBC 방송에 따르면 진 스펄링 백악관 고문과 줄리 수 노동부 장관대행은 이번주 초부터 디트로이트에 머무를 예정이며 현재 전화로 이해 당사자들과 접촉 중이다. 행정부 관계자는 스펄링 고문과 수 장관대행이 협상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건설적이라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동시 파업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정치적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그는 파업 직후 백악관 연설에서 "자동차 회사들이 '사상 최고 순익'을 노동자들과 '공정하게' 나누지 않았다. 자동차 부문 노동자들의 불만을 이해한다"고 사측에 이익 공유를 촉구했다. NBC방송은 "이번 파업은 자신을 역사상 가장 친노조적인 대통령이라고 말해온 바이든 대통령에게 특별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화당 경선 후보인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이날 CNN방송에 출연해 "이번 파업은 실패한 바이드노믹스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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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UAW 파업 돌입 전부터 미국 내에서 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에 대한 반발성 파업이 잇따랐으며 이로 인한 손실 근무일수가 20여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전날 보도했다. WSJ가 노동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파업으로 인한 손실 근무일수는 410만일로 추산됐다. 월간 기준으로 2000년8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이처럼 손실 근무일수가 급증한 것은 할리우드 배우 및 작가 파업, 통신노조 파업 등이 동시에 발생한 여파로 해석됐다. 자동차 노조 파업까지 추가된 이달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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