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7월 2700여건…작년 넘을 듯
대형 프랜차이즈도 갑작스럽게 폐업
고의성 판단 어렵고 피해 규모도 애매해

필라테스·요가 헬스장 내 일명 '먹튀(먹고 튀기의 준말)' 피해가 최근 4년 사이 1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금액은 최소 155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수개월에서 연 단위로 회원권을 결제하는 헬스장에서 회원 모집 후 등록금을 받은 뒤 갑작스럽게 폐업하는 방식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울산 북구)은 14일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필라테스 등에서 벌어지는 먹튀 행위를 방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헬스장·요가·필라테스 이용자의 피해구제 건수는 2018년 1634건에서 2022년 3586건으로 폭증했다. 4년 사이 120% 늘어난 것이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집계된 피해구제 현황 건수만 2733건에 달해, 전년 수준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헬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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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피해 금액도 급증했다. 2018년 기준 총 피해액은 155억원으로 집계됐으나, 미신고된 액수를 포함하면 10배 수준인 155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 의원이 발의한 먹튀 방지법은 필라테스업, 요가업 등을 '신고 체육시설업'으로 규정하고, 3개월 이상의 이용료를 미리 지불받은 체육시설업자에게 영업 중단 발생 시 이용자의 피해를 배상하도록 보증보험에 가입하게 하는 내용이다.


현행법상 헬스장은 특정한 기준에 따른 시설을 갖춘 뒤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하는 신고 체육시설업이지만, 요가나 필라테스 업종은 별도의 허가가 필요 없는 자유 체육시설이다.


고의성 판단 어렵고 피해자 신고도 적어…'헬스장 먹튀' 기승
폐업한 헬스장에 붙은 안내문.

폐업한 헬스장에 붙은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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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필라테스 등은 통상 수개월에서 연 단위로 회원권을 끊는 경우가 많다. 장기간 회원권을 결제하면 비용을 줄여주는 프로모션도 흔히 쓰인다. '헬스장 먹튀'는 새로 오픈한 헬스장에서 장기 회원들을 모집하고 등록금을 받은 뒤, 어느 날 갑작스럽게 폐업하고 자취를 감추는 방식으로 벌어진다.


'헬스장 먹튀' 사건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이미 2016년부터 수백건에 이르는 피해 사례가 보고됐다. 또 수십개 점포를 거느린 대형 업체에서도 잇달아 벌어진다.


일례로 지난 6월에는 수도권에 28개 지점을 운영 중이던 한 대형 프랜차이즈 헬스장이 갑작스럽게 폐업했고, 지난달에도 서울 신촌 한 필라테스 업체가 수천만원에 달하는 회원권을 판매한 뒤 돌연 폐업하는 일이 벌어졌다.


일각에선 △고의로 폐업하는 경우를 구분하기 어려운 점, △피해를 본 회원들이 신고하는 일이 드문 점 등을 먹튀 사건 급증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실제 갑작스럽게 폐업한 운동센터 대다수는 "채무 문제로 가압류돼 운영을 중단하겠다" 등 안내문을 붙여놓는다. 또 업주들도 '사정이 나아지면 (회원비를) 변제하겠다'며 피해자들과 형식적으로나마 연락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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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도 신고나 고소를 하기 애매한 상황이다. 전체 피해액으로 따지면 수백, 수천만원이지만 회원 개인에게는 10~20만원, 많아도 100만원 내외이기 때문이다. 변호사 선임 비용이 더 높다 보니 대부분 포기하는 셈이다. 소비자원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피해자 중 피해구제 신청을 하는 경우는 10% 남짓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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