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고령층 일하려면 정년 늘릴게 아니라 호봉제 버려야"
2013년 정년이 60세로 법제화된 후 고령자 고용이 늘어났으나 질적으로는 개선된 점이 미흡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령화로 정년을 추가로 늘리자는 논의가 불거진 가운데 임금체계 개편 등 다각도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4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2013년 이후 최근까지 55세 이상 고령자의 경제활동 참가율·고용률은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고령자 경제활동 참가율은 2013년보다 4.8%포인트, 고용률은 4.3%포인트 늘었다. 15세 이상 전체를 대상으로 했을 때보다 두 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다만 고령 취업자 상당수가 임시·일용직 근로자나 자영업자로 나타났다. 고령자 상용직 비중은 35.1%로 15~54세 연령층 비중(65.6%)보다 낮았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비중도 31.7%로 다른 연령층에 견줘 두 배 이상 높았다.
정년 퇴직자보다 조기퇴직이 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2013년 정년퇴직하자는 28만5000명 수준에서 지난해 41만7000명으로 늘었다. 명예퇴직이나 권고사직, 해고 등 조기 퇴직자는 같은 기간 32만3000명에서 56만9000명으로 증가 폭이 훨씬 컸다. 경총은 "연공급 임금체계에서는 재직기간이 길수록 임금이 급격히 늘어 사업주에게 명예퇴직 등의 유인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정 정년을 연장할 경우 기업의 비용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노동시장 이중구조, 세대 간 일자리 갈등도 심화할 것으로 경총은 내다봤다. 정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100인 이상 사업장의 55.2%, 1000인 이상 사업장은 67.9%가 호봉제다. 정년이 60세로 늘면서 ‘노조가 있는 대기업 정규직’ 등 특정 집단만 혜택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법정 정년 연장이 늘어난 후 10년간 노동시장에 끼친 영향을 고려했을 때 직무·성과 중심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경총은 주장했다. 오래 일할수록 많이 받는 임금체계의 과도한 연공성 탓에 기업의 고령자 고용 부담이 늘었고, 결과적으로 청년 취업문이 좁아졌다는 것이다. 일본은 65세 고령자 고용확보조치를 의무화했으나 법정 정년은 1998년부터 60세로 유지하고 있다.
임영태 경총 사회정책본부장은 "올해는 ‘정년연장’ 이슈가 현장의 파업 뇌관이 되고 있다"며 "10년 전 정년 60세 법제화의 상흔이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법정 정년을 지금보다 더 연장하는 것은 아직 취업하지 못한 청년들에게 더 큰 좌절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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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임금체계 개편이 선행되지 않는 정년 관련 논의는 기업에 부담을 줄 우려가 크다"며 "소명을 다한 산업화 시대의 연공급 임금체계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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