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Q&A] 추경호 "예산 증가율 0%대도 검토...고심 끝에 2.8% 결론"
예산안 추경호 경제부총리 Q&A
Q. 2023년도 관리재정수지 비율 악화되는 것 아닌가?
올해 예산 증가율은 2.8%다. 굉장히 긴축적인 지출 규모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항간에서는 5%에서 6%대까지 증가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지출 증가율은 굉장히 낮은 수치다. 허리띠를 졸라맸다.
국가 재정 건전성은 한시도 흔들려서는 안 되는 가치다. 가계와 정부의 빚이 모두 늘면서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 시작하면 국가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커진다. 채권, 신용등급 등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 높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등 근본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건전재정만을 염두에 두고서 예산안을 짜긴 어려웠다. 건전재정 측면만 우선했다면 재정지출 증가율을 동결하거나 마이너스로 가져가야만 한다. 예산 증가율을 0%대로 동결하는 것까지 검토했지만 그런 선택을 하긴 어려웠다. 국민 안전 확보, 재난 대비, 민생 문제 등에 대한 지출을 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두 가치를 조화시키기 위한 결론은 ‘규모 있고, 알뜰하게’였다. 건전 재정 토대 위에서, 국가의 본질적인 부분에는 제대로 돈을 쓰자는 것이었다. 민생지원 경제 활력 미래대비 국가 본질 안전 국방 등 돈을 써야 할 곳에서는 제대로 쓰고자 했다. 고심 끝에 2.8% 역대 최저 수준의 증가율을 정했다.
Q. 지난해 SOC 예산이 줄었는데 올해는 4.6% 늘었다. 총선용 예산 편성을 한 것 아닌가.
총선과 연계해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본다. 필요한 수요를 충분하게 반영했다고 이해하면 된다. 집계치는 4~5% 정도 늘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 SOC 예산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은 설계까지가 잡혀있고, 어떤 부분은 기획 단계가 들어가 있다. 그 이후 단계가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수요를 반영한 것이다.
Q. 노인 일자리 사업이 크게 늘었는데, 전 정부에서도 ‘퍼주기 예산’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전임 정부와 무엇이 다른가.
최근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해마다 50만명씩 증가하고 있다. 건강하게 사회활동을 지속하길 원하는 노인분들이 적지 않다. 인구 증가와 노인 일자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착안했다. 과거와 다른 점은 직접적인 정부 재정을 투입하는 공공형 일자리에 중점을 두기보다 시장형, 사회 서비스형 등 민간과 함께하는 일자리를 확대하는 데 중점을 뒀다.
Q. 공공주택사업 예산은 올해 소폭 증가했다. 정부가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할 것 같은데 어느 정도로 확보했나.
작년엔 대체로 임대주택에 관해서 많았던 걸 분양 쪽으로 전환한 측면이 있다. 당초 정부가 약속했던 매년 50만호 공급 차질 없이 하도록 재정에서 차질 없이 뒷받침하고 있다.
Q. 오염수 방류와 관련 예산 별도로 편성된 부분이 있나.
오염수 방류 관련 예산을 확대했고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유통 관련 감시체계를 보강하기 위한 예산을 늘렸다. 수산물 소비 위축으로 인해 영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어민들을 위한 예산도 확대 편성했다. 할인 행사나 판촉 등을 지원하는 예산을 늘렸다.
그러나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을 편성한 것이다. 어떤 형태의 프로젝트로 나타나게 될지 아직은 미지수다. 필요한 수요가 있으면 올해도 예비비 등을 동원해서 대응할 것이다. 상황이 벌어지면 이에 맞게 가용재원으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대응할 것이다.
Q. 내년 세수를 2년 전보다 적게 책정했다. 성장률은 내년보다 낮게 예측하지 않았는데 이유가 뭔가.
현재 상태를 기초로 내년도 세수를 전망하는데 올해 세수 상황이 좋지 않다. 현재 40조 수준의 세수 감액이 일어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이보다 더 커질 것 같다. 이러한 상황을 기초로 해서 현재 할 수 있는 데이터에 기초해 세수를 전망했기 때문에 예산상에 있어서 내년도 세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제된다. 그만큼 재정 상황은 내년에도 녹록지 않다.
Q. 재정준칙에서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3%로 묶자고 했는데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3.9%다. 재정준칙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내년부터 어기는 모양새다. 재정준칙은 계속 추진하나.
재정준칙 법제화는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국회를 설득하고 설명을 구하고 있다.
또 준칙을 뜯어보면 경제 상황이 어려우면 (기준을) 벗어났다가 5년 이내에 3%대로 복귀하도록 하라는 내용 등이 있다. 3%가 절대적으로 움직이면 안 되고 지켜야만 하는 절대적 기준선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3% 도 하나의 중요한 잣대이나 이를 유지하면 총지출 증가율이 (계산상으로) -14%가 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정부는 총지출증가율 0%를 검토하기도 했었다. 재정 안정성만을 우선하려면 내년도 총지출증가율을 마이너스로 가야 했다. 소폭이 아니라 대폭 재정을 줄여야 한다. 이 경우 민생, 국민안전 등 수요를 전혀 고려할 수 없게 된다. 때문에 고민하다가 정부는 예산 증가액을 2.8% 수준에서 결정한 것이다.
Q. 지출 구조조정한 사업들에 대해서 주요한 사업들을 중심으로라도 제시해 달다. 올해 예산편성의 가장 큰 쟁점은 ‘삭감’이다.
리스트를 주긴 어렵다. 대단한 비밀이라선 아니다. 조정한 사업이 1만개 이상이다. 원점에서 재검토를 했다. 완전히 삭감한 사업들이 있는 반면 보강하거나 신설한 사업 등이 있다. 재정 성과를 평가해서 미흡하다는 판단이 나온 것들을 중심으로 삭감을 진행했다. 1만개 이상 사업에서 조정한 부분을 추려보니 23조 정도가 나왔다.
가장 큰 부분은 보조금을 대거 정비한 부분이다. 정비한 보조금이 4조 정도 된다. 그리고 국가 R&D(알앤디) 부분에서 나눠먹기식으로 예산을 집행해온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봤다. 그간의 예산 배분 방식과 완전히 다른 틀로 접근했다. 제대로 사업성과를 내고 기술 격차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부분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는 방향으로 접근한 것이다. 그래서 기존 알앤디 사업에서 7조가 빠졌는데 7조 가운데 3조는 다른 사업 부분에 투입됐다. 4조 정도 예산을 줄인 것으로 봐야 한다.
국회에서 (기재부에) 삭감한 부분에 대한 세부 사업 공개 등을 요구해도 같은 스탠스로 갈 수밖에 없다. 보조금과 관련한 구체적인 예시를 들게 되면 몇 개 사업들이 타깃이 되어서 오해를 받을 수 있다.
Q. 새만금 SOC 부분은 예산 삭감 많이 됐나.
새만금 사업 예산만 특별히 다루지 않았다. 새만금 주요 사업은 (여타 사업이 그렇듯) 계획에 의해 진행된다. 다만 사업 진도별로 공사 진도율을 맞춰서 예산을 투입한다. 전혀 사업이 시작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현재 상황에서 사업을 진행할지를 논의를 하고 가야겠으나, 진행 중인 공사를 멈추게 하고 예산 투입을 멈추지는 않았다.
Q. 예산 편성에서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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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상황이었다. 여기에서 출발해야 했다. 국가 부채, 세수 부족 상황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서 어떤 스탠스를 잡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균형재정만 집착할 경우 지출 증가율을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에 현실에 기초해 판단해야 하는 정책 당국자로서는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아니었다. 건전재정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제로베이스에서 예산을 재검토하는 작업도 쉽지는 않았다. 예산의 낭비적 요인이나 순증 요인 등을 없애기 위한 중점적인 작업이 부처로서 쉽지 않았다. 대통령이 강조했듯 건전재정을 유지하면서도 쓸 곳에는 반드시 쓰자 취약계층 대상 재정 투입은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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