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학계 LK-99 제작 착수…"논문 수정·특허원 의미없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 지난 주말 황산납 구해
시료 제작 2주일, 분석 1주일 걸려…9월 초 '결론'
네이처 "초전도체 아닌 것으로 결론"
국내 벤처가 개발한 'LK-99'에 대해 국제 과학계가 사실상 상온 상압 초전도체가 아니라고 결론을 내린 가운데, 우리나라 학계가 재료 수급을 마치고 시료 제작 등 본격적인 검증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계는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에 넘쳐나는 각종 주장들에 대해 신중할 것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17일 한국초전도저온학회에 따르면, LK-99 재현 및 검증에 참여한 국내 6개 연구실은 지난 주말 황산납을 구하는 데 성공해 이번 주부터 시료 제작에 본격 착수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 달 초 국내 학계의 LK-99 검증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학회 측은 국내 한 실험실에서 보관 중이던 황산납을 긴급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희대, 성균관대, 서울대, 포항공대 등 재현 작업에 참여한 6개 연구실은 이번 주부터 LK-99을 개발한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지난달 22일 사전 게재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게재한 논문의 레시피에 따라 시료 제작 및 검증 작업에 들어갔다. LK-99는 납과 인, 황산으로 만든다. 산화납과 황산납을 섞은 뒤 725도에서 24시간 가열해 황산화납을 만든다. 이어 구리와 인을 혼합해 550도로 48시간 가열해 인화구리를 제조한다. 이후 황산화납과 인화구리를 1대1로 섞은 뒤 고진공 상태의 체임버에서 925도로 5~20간 구워 LK-99를 만든다. 총 53~68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국내 학계는 지난달 25일 이후 국내외에서 LK-99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자 지난 2일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재현ㆍ검증에 나섰다. 하지만 기본 원료인 황산납을 구할 수 없어 작업 착수가 늦어졌다.
학회 측은 시료 제작까지 대체로 2주, 특성 측정에 7~10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초전도성이 확인될 경우 추가로 성분ㆍ구조 분석 등을 시행한다. 앞으로 2~3주 후에는 LK-99의 상온 상압 초전도체성에 대한 국내 학계의 검증 결과가 나온다는 얘기다. 검증 항목은 초전도체의 특성인 전기저항ㆍ자기 특성, 상전이특성, 외부자기장 반응성 등이다. 초전도체는 전기저항이 제로(0)에 가까우며 임계 온도에서 완전 반자성을 띄어야 한다. 또 외부 자기장에 반발해 물체 내부에서 정반대의 자기장이 형성되고 위치가 고정되는 마이스너효과와 (Meissener effect) 플럭스 피닝(flux pinning) 현상도 필수 요소다.
LK-99 논란을 제공한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은 지난 11일 아카이브에 게재한 논문 일부를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학계에선 "큰 의미가 없다"는 평가다. 최경달 초전도저온학회 회장은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전문가들이 살펴보니 논문이 수정된 것은 초전도 현상의 이론적 배경인 1차원 BR-BCS 이론을 추가한 정도로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또 최근 SNS와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나도는 미확인 주장들에 대해 '신중'할 것을 재차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논문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주장들은 신빙성을 둘 수 없다"면서 "어떤 벤처기업가의 주장이나 외국의 대학에서 재현에서 성공했다는 동영상이 나도는 데 전혀 검증되지 않은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 측이 지난해 특허 신청시 제출한 자료에 초전도체 특성을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담겨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호주의 한 학자는 '논문에 그 근거를 담지 않고 특허 서류에 적어 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도 사기'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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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제 과학계의 검증은 사실상 '근거없음'으로 결론이 나는 모양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16일(현지시각)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LK-99 순결정 제조 성공 소식과 함께 그동안의 재현ㆍ검증 결과들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막스 플랑크 연구소는 LK-99의 순결정을 제조해 시험한 결과 전기 전도 여부를 실험하기 힘든 부도체였다고 밝혔다. 네이처는 "(여러 곳의 연구 결과)불순물인 황화구리의 작용 때문에 LK-99이 초전도성을 띄는 것처럼 보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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