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의 긴축 '찔끔'…엔화, 9개월 만에 최저
美 물가 반등 우려에 엔화 매도 ↑
미국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달러당 145엔을 넘어섰다. 휘발유·식품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반등 우려로 미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과 일본 간 금리 격차 확대에 대한 경계감이 엔화 가치를 떨어뜨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일본은행(BOJ)가 긴축적 통화정책 수정에 나서면서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나 싶었으나, 시장은 대외적인 변수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4일 일본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한 때 145엔대 초반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일 금리 격차 확대에 대한 공포가 엔화 가치를 짓눌렀다. Fed가 지난해 3월부터 금리를 급속히 인상한 반면, 일본은행(BOJ)은 일부 정책 수정에도 불구하고 아직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금리 격차가 벌어질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엔화를 매도하면서 가치가 뚝 떨어지게 됐다.
미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오름폭이 완만하게 상승했으나, 휘발유와 식품 가격 반등하면서 추가 금리 격차 확대에 대한 공포감이 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월 미국의 CPI 상승률이 하락했지만, 에너지·식품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방해함에 따라 Fed가 앞으로 몇달 동안 난기류에 대비해야 한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너지 데이터 및 분석 제공업체인 오피스(OPIS)에 따르면 일반 무연 휘발유 1갤런의 가격은 지난 11일 기준 3.84달러로 한 달 전보다 30센트 상승했다. 지난달에는 0.2% 정도 상승했지만, 이달에는 더 큰 폭의 상승세가 예상된다. 휘발유 가격은 유가에 후행하는 만큼 최근 유가 상승으로 향후 휘발유 가격이 더 뛰며 물가 오름세는 다시 가팔라질 수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미국 경기 개선 전망으로 지난주 82.82달러로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산탄데르 US 캐피탈 마켓의 스테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8월 CPI에서 휘발유 항목을 10% 이상, 월 CPI를 0.6%가량 끌어올릴 것"이라며 "CPI 연간 변동률은 3.6%까지 밀어 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식품 물가 역시 변수다. 미국의 식품 물가는 지난해 9월까지 월평균 1% 오르다가 올 3~6월엔 0.1% 상승해 안정세를 찾았다. 하지만 7월 다시 0.3%로 상승률을 확대했다. 특히 7월 식품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5% 상승해 작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휘발유 및 식품 가격 상승으로 지난달 완만하게 상승한 미국 CPI가 다시 반등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의 지난달 CPI는 전년 동기 대비 3.2% 올라 전월 상승 폭(3.0%)을 상회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억제를 확인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 속에 Fed의 긴축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로 달러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BOJ가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을 긴축적으로 수정했지만 마이너스 금리는 종전대로 유지하면서 엔화 매도세를 막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이 시각 현재 엔·달러 환율은 144엔대로 내려온 상태다. 엔화 가치가 심리적 지지선인 145엔까지 빠지자, 일본 외환 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대두됐다. 앞서 일본 재무성은 지난해 9월 엔·달러 환율이 145엔을 돌파하자 엔화를 매입, 환율을 140엔대까지 끌어내린 바 있다.
미쓰이 스미토모 은행의 우노 다이스케 수석 전략가는 "(엔화가 하락하면서) 시장 개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외환 당국 역시 구두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며 "하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실질적인 개입은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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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097% 오른 102.95를 기록 중이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0.12% 하락한 1.0931유로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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