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트렌드]시니어 스타트업들의 다양한 시도
시니어 비즈니스 분야에서 청년 기업과 스타트업들의 색다른 아이디어가 실행 중이다. 이제껏 시니어 소비자는 가장 큰 인구 집단이지만,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만큼 잘 움직이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래서인지 지금껏 시니어 소비자와 관련된 성공 아이템 중에는 대기업이 개발한 요실금 패드, 건강 보조제 같은 제품이거나 대형 방송사의 트로트 기획 같은 것이 있었다. 즉, 이미 대중적 인지도를 기본 자산으로 갖고 있거나 기존 채널 또는 자본력이라는 토대가 있었다. 시니어 비즈니스 산업에 새롭게 뛰어든 사람들끼리는 2030년쯤이 돼야 큰 변화가 있지 않을까 예측하곤 했다. 현재 중위연령인 46세가 50대가 되는 시기가 변곡점일 것 같다고 말이다. 최근 기세가 달라지고 있다. ‘시니어’ 세대의 마음이 움직인 것인지, 언론에서 ‘시니어’에 대한 언급 빈도수가 높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신생 기업이나 서비스도 눈에 띄게 늘고 성과를 내고 있다.
먼저, 패션 분야가 선두에 있다. 4050세대 여성 전문 패션 플랫폼 ‘퀸잇’은 누적 투자액만 700억원에 이른다. ‘옷 좀 아는 언니들의 패션앱’이라며 유명 여배우를 간판으로 광고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세가 대단하다. 신상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백화점 브랜드부터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4050세대가 선호하는 1500여개의 여성 패션 브랜드를 앱안으로 입점시켰다. 친숙함과 편리함의 조합으로 앱 다운로드 550만건을 돌파했다. 남성 시니어를 위한 패션 플랫폼도 있다. ‘바인드’는 여성 못지않게 패션으로 취향을 나타내는 ‘멋진 남성의 출현’에 주목했다며 4565세대의 필요에 맞춘다.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의 디데이란 경진대회에서 우승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4050 패션 플랫폼으로 ‘포스티’도 있다. 골프와 명품 쪽에 집중하며 시니어 세대가 친숙한 홈쇼핑 방식을 모바일 라이브커머스로 옮겨오고 있다. 이전의 익숙한 요소와 신선한 요소가 결합된 패턴들을 선보이고 있다.
지역 여행이나 체험 관련 서비스도 인기다. 예전에는 패키지여행의 주요 고객이던 시니어들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야놀자 관계사였다가 현재는 독립한 시니어 ‘여행대학’의 인기가 한 예다. 80만원으로 세계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 정상근 대표가 노하우를 살려 운영하는 ‘꿈꾸는 여행자’ 과정은 활동적인 시니어 세대 맞춤형으로 구성했다. 먼저 여행문화에 대한 교육 과정에 참여하고, 어떤 여행을 할지 계획을 세운 후 동년배들과 함께 하는 특징이 있다. 4050여성 커뮤니티 여행이라는 ‘노는 법’도 있다. 꽃중년들은 일에는 전력투구를 했으나 어떻게 쉬고 즐겨야 할지 막막한데, 서비스명처럼 신나는 방법을 찾아 자매들끼리 어울리는 것처럼 방방곡곡을 여행하자는 것이다. 한편, 길을 찾는 사람들이란 뜻의 ‘패스파인더’도 있다. 여행처럼 시작하는 지역살이를 통해 시니어 세대가 은퇴 후 삶과 일의 전환을 모색할 수 있는 경로를 제시한다. 이밖에도 부여 조촌에서 지역기반으로 지속가능 여행 플랫폼을 운영하는 ‘주인’이나 공주에서 시니어를 위한 나다운 삶을 제안하는 체험여행을 꾸리는 ‘퍼즐랩’도 있어서 시니어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 것도 특징이다.
시니어들의 여가·취미 생활을 위한 플랫폼 서비스도 다양해지고 있다. ‘시소(시니어는 소중하니까)’는 이 분야의 선발주자로 5060세대를 위한 문화, 여가, 취미 관련 콘텐츠를 기획하고 강좌를 운영하다가 직접 오프라인 매장까지 열고 운영 중이다. 홈클리닝 서비스를 하던 ‘생활연구소’도 시니어 취미 교실 ‘우리클래스’를 시작하며 이 대열에 합류했다. 지역정보, 관심사 정보를 기반으로 개인 성향에 맞는 클래스를 제안해주고, 지인 공유 기능을 통해 함께 참여하게끔 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이(오십대들의 이야기)’라는 플랫폼도 있다. 시니어 이용자의 행동 데이터 기반 맞춤형 콘텐츠 추천이라는 기능을 통해 시니어가 직접 취미 모임을 개설할 수 있다. 시니어를 위한 데이팅앱도 등장했다. ‘시놀’은 5070세대를 위한 소셜 커뮤니티인데, 사용자의 위치를 기반으로 동네 친구들과의 만남을 지원한다. 악성 이용자를 배제하기 위한 안면 인증시스템과 24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안전을 확보해가고 있다고 한다.
위의 모든 서비스들이 새로운 놀이터처럼 배우고 즐기고 소비할 거리를 제공하고자 한다면, 일 관련 서비스도 있다.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경험과 전문성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것과 업을 전환하게 돕는 두가지로 나뉜다. (필자가 운영 중인) ‘프로커넥트’는 시니어의 경력을 바탕으로 온디맨드(On-Demand) 형태로 산업별, 국가별 격차가 있는 지점과 연결해 자문역이나 고문역을 제안한다. 구인/구직 매칭서비스인 ‘사람인’도 중장년 전문서비스로 ‘이모잡’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성을 살리기보다는 소일꺼리를 지속적으로 하고 싶은 시니어들을 위한 서비스로는 ‘할배달’이 있다. 시니어 배달원을 통해 배달대행 서비스를 하는 실버라이닝의 서비스인데, 유사하게는 베테랑 시니어 배송원이 정기 배송서비스를 진행하는 ‘옹고잉’도 있다.
이외에도 시니어 전문 운동 프로그램으로 ‘근(력) 테크’를 도와주는 ‘노리케어’, 고령자와 맞춤형 소통을 하는 돌봄 로봇인 ‘미스터마인드’, ‘효돌’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간병인 매칭 서비스를 선보이는 곳은 수십곳이다.
경제력을 갖춘 시니어가 등장한 후 요지부동인 줄 알았던 시니어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시니어 세대가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드러내고 취향을 발견하고 삶을 탐험하고 활동적이기를 원하고 있다. 이에 시니어 대상 스타트업은 점점 더 세분화하여 등장할 것이고, 관련 비즈니스의 성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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