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윳값 인상 폭을 놓고 낙농업계와 유업계의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정부가 유통업계 마진 폭 일부를 조정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우윳값의 30%가량을 차지하는 유통 마진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24일 유업계 등에 따르면 낙농업계와 유업계로 구성된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이날 오후 10차 협상을 진행한다. 양측은 올해 원유 ℓ당 69~104원 범위에서 가격 인상을 논의 중이다. 지난해 사료비 등 생산비가 큰 폭으로 올라 원유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점을 양측이 고려한 조정 폭이다. 다만 인상 범위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낙농가는 최소 ℓ당 100원 이상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유업계는 최소폭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유업계 입장이 받아들여져 ℓ당 원유 69원이 오르더라도 역대 최대폭 인상액이다.

원유가격은 2017년 ℓ당 922원으로 동결했다가 2018년 926원으로 4원 인상된 이후 2019~2020년 또 다시 동결됐다. 이듬해인 2021년 947원으로 21원 인상한 후 지난해 996원으로 49원 올랐다. 올해 인상 폭 조정을 거치면 원유 가격은 1066~1096원 사이가 될 전망이다.

밀크플레이션 우려에…유통업계 마진 불똥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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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원윳값이 인상되면 우유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아이스크림·빵·커피 등의 제품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최근 집중호우로 인한 채솟값 폭등에 이어 원윳값 인상까지 겹칠 경우 소비자들의 밥상물가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등 유업체 10여곳을 불러 유제품 가격 인상 자제를 권고했으나 실행 여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정부가 유통업계의 마진 인상 폭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지난해 우유시장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유 소비자가격에서 유통 부문 마진은 35.6%를 차지했다. 이는 원유를 생산하는 낙농가(40.9%) 마진보다는 5.3%포인트 작지만, 유업계(23.5%)보다 12.1%포인트 높은 수치다. 물가감시센터는 한국의 우유 유통 마진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봤다. 같은 기간 미국(8.82%), 일본(11.4~17.7%) 등보다도 마진율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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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당국은 유통업계의 우유 마진율을 직접 조정하는 방안에 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소비자 단체 등이 우려하는 것처럼 우윳값이 과도하게 인상될 가능성에 대해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업계의 마진율 등에 직접 관여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우윳값이 과도하게 오를 경우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권고 등 일정 부분 조정할 가능성은 제기된다. 우유 소비 실태 등을 조사해 원윳값 인상에 대한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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