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풍선, 제3회 '꿈 만들기' 프로젝트
여행약자 해외여행 지원 사업
조손가정 8팀과 아름다운 동행

"할머니, 한 달 동안 여기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설레는 첫 해외여행의 막바지. 손자 이성훈군(11·이하 가명)의 투정에 한경애씨(68)도 못내 아쉬운 표정이었다. 한씨는 "(손자가)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느라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면서 "'밥도 정말 맛있고 모든 게 다 좋아 집에 가기 싫다'고 하더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 군은 "호텔 뷔페에서 먹은 감자튀김과 다코야키가 제일 맛있었고, 형들하고 축구도 하고 수영하는 시간이 즐거웠다"며 "한국에 돌아가면 체험학습 보고서에 빠짐없이 모두 적겠다"고 말했다.

노랑풍선 꿈 만들기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코타키나발루 까왕 해변에서 일몰을 감상하고 있다.[사진제공=노랑풍선]

노랑풍선 꿈 만들기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코타키나발루 까왕 해변에서 일몰을 감상하고 있다.[사진제공=노랑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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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나발루산'의 넉넉함에 어색함도 눈 녹듯

한씨 가족을 포함한 조손가정 8팀, 총 17명은 지난달 29일부터 7월3일까지 3박5일 일정으로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직판여행사 ' 노랑풍선 노랑풍선 close 증권정보 104620 KOSDAQ 현재가 4,350 전일대비 190 등락률 -4.19% 거래량 162,155 전일가 4,54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이란전쟁에 항공·여행주 ‘직격탄’…실적 추정치 줄하향 "라이브 예약 가이드팁 면제"…노랑풍선, 북유럽패키지 공개 "러닝과 휴양을 동시에"…노랑풍선, '코코 로드 레이스' 연계 상품 출시 '이 결손가정을 대상으로 매년 진행하는 사회공헌 활동 '꿈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함께 해외여행 할 기회가 없었던 이들을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해 항공편과 숙박, 식사를 지원하고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행사다. 올해는 인천광역시로부터 참가 대상을 추천받은 뒤 소정의 심사를 거쳐 팀을 꾸렸다. 고등학생 이윤지양(17)은 꾹꾹 눌러쓴 편지에 할머니와의 첫 해외여행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신청서를 냈다. 할머니 양금순씨(75)는 "아무것도 도와준 것 없이 손녀가 알아서 다 준비했다"며 수줍은 표정으로 말했다.


인천공항에서의 어색함도 잠시, 참가자들은 비행기를 타고 5시간 30분을 이동한 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정이 넘어 코타키나발루에 도착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대다수인 손주들은 처음 경험하는 타국의 정취가 흥미로운지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이튿날 첫 일정은 세팡가르 섬에서 진행한 호핑투어(바다와 섬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는 여행). 할머니들은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높다는 키나발루산(해발 4101m)의 경관에 매료되고, 금세 친분을 쌓은 일부 아이들은 나란히 앉아 이야기꽃을 피웠다. 가이드가 "코타는 도시, 코타키나발루는 키나발루산이 있는 도시라는 뜻"이라고 설명하자 창밖을 구경하던 일행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코타키나발루서 꿈같았던 5일"…할머니와 첫 추억나들이 원본보기 아이콘

보트를 타고 섬에 도착한 아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검푸른색 바다에 뛰어들어 물놀이를 즐겼다. 바닷가에 놓인 카누를 바다에 띄운 뒤 서로 오르려다가 배가 뒤집혀 깔깔 웃기도 했다. 호핑투어로 한층 가까워진 아이들은 호텔로 돌아와 오후 내내 또다시 수영을 즐겼다.

대자연이 주는 감동…"모처럼 근심·걱정 사라져"

3일 차 오전 일정은 마리마리 컬처빌리지 방문. 마리마리는 "이리 오라"는 뜻의 말레이시아어다. 코타키나발루의 민속촌으로 불리는 이곳은 사바 주 5대 원주민 부족의 생활양식을 엿볼 수 있는 문화체험 공간이다. 전통주를 시음하고 원시 방식으로 대나무를 문질러 불을 피우는 광경도 볼 수 있다. 하얀 연기와 함께 불꽃이 일자 여기저기서 "와~"하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부족들의 생활양식을 둘러본 참가자들은 공연장으로 자리를 옮겨 부딪치는 대나무 사이를 뛰며 춤을 추는 '뱀부 댄스'를 체험하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참가자 유영미씨(64)는 "쌀과 곡식을 이용해 술을 빚는 모습은 물론 맛과 빛깔도 우리나라 전통 방식과 흡사해 신기했다"고 전했다.


오후 일정은 그리스 산토리니, 피지섬과 함께 세계 3대 선셋으로 불리는 코타키나발루 일몰 감상과 반딧불이 투어로 채웠다. 장대비가 그친 뒤 참가자들이 까왕 해변에 도착하자 수평선을 따라 뭉게구름과 석양이 장관을 이뤘다. 반대쪽에서는 쌍무지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할머니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강현자씨(73)는 "손주 밥 걱정 안 해서 좋고,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 근심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노랑풍선 꿈 만들기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코타키나발루 마리마리 컬처빌리지에서 말레이시아 전통 부족 문화를 체험하고 있다.[사진제공=노랑풍선]

노랑풍선 꿈 만들기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코타키나발루 마리마리 컬처빌리지에서 말레이시아 전통 부족 문화를 체험하고 있다.[사진제공=노랑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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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진 뒤 참가자들은 보트를 타고 맹그로브숲을 이동하며 반딧불이를 찾아 나섰다. 가이드는 "반딧불이는 수명이 짧기 때문에 하늘에 메시지를 빠르게 전할 수 있는 곤충으로 인식된다"며 "반딧불이를 손으로 잡아 소원을 빌면 반드시 이뤄진다는 믿음이 있다"고 소개했다. 가이드가 불빛으로 유혹하자 나무에 매달렸던 반딧불이들이 보트로 날아들었다. 어렵게 반딧불이를 거머쥔 이혜숙씨(79)는 "손자가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달라"며 손을 모았다.


소외된 이웃에 여행을 통한 꿈과 희망을…
"이익 일부 사회공헌 활동 예산으로 확대·편성"

노랑풍선은 '함께 나누는 우리'라는 비전 아래 꿈 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본업을 활용한 여행 약자들의 여행 지원이 목표다. 2018년 첫 행사 때는 부산광역시 결손가정 4팀(7명)을 초청해 일본 오키나와를 다녀왔고, 이듬해 2회 행사는 서울 중구 결손가정 7팀(16명)과 태국 방콕·파타야를 여행했다. 이후 코로나19로 중단했던 프로젝트를 올해 4년 만에 재개했다. 이슬람 사원과 야시장 투어 등으로 코타키나발루에서 마지막 일정을 소화한 참가자들은 귀국길에서 노랑풍선 관계자들을 향해 거듭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이혜숙씨는 "거동이 불편하고 형편이 어려워 해외여행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노랑풍선이) 이렇게 뜻깊은 기회를 마련해줘 고마운 마음을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노랑풍선 꿈 만들기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코타키나발루 사바 전통춤 뱀부 댄스를 체험하고 있다.[사진제공=노랑풍선]

노랑풍선 꿈 만들기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코타키나발루 사바 전통춤 뱀부 댄스를 체험하고 있다.[사진제공=노랑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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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속내를 털어놓는데 인색했던 손주들도 이번 여행을 통해 할머니의 손을 잡거나 사진을 찍으며 추억거리를 공유했다. 강현자씨는 "우리 손자는 '나중에 돈을 많이 벌고 훌륭한 사람이 돼서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이런 기회를 베풀어주고 싶다'고 하더라"며 "가정환경 때문에 아이가 위축될까봐 항상 걱정하는데 이곳에서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큰 선물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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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풍선의 꿈 만들기 프로젝트는 진행형이다. 허율 노랑풍선 홍보팀장은 "앞으로도 이익의 일부를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사회공헌 활동으로 관련 예산을 확대·편성할 예정"이라며 "여행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보다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코타키나발루=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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