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대망의 투표일. 투표가 시작될 오전 10시를 앞두고 서울시축구협회 사무국은 부지런히 움직였다. 효창운동장 회의실에는 보궐선거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렸고 책상과 의자, 투표함, 기표소가 각각 있어야 할 자리에 배치됐다. 회의실 밖에도 선거인들의 개인정보와 소지품들을 확인하기 위한 부스가 설치됐다.


지난달 27일 서울시축구협회장 보궐선거 투표가 이뤄진 효창운동장 회의실. 기표소와 투표함이 설치된 모습 [사진=김형민 기자]

지난달 27일 서울시축구협회장 보궐선거 투표가 이뤄진 효창운동장 회의실. 기표소와 투표함이 설치된 모습 [사진=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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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축구협회 보궐선거를 알리는 현수막 [사진=김형민 기자]

서울시축구협회 보궐선거를 알리는 현수막 [사진=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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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다른 선거관리위원들과 함께 회의실 안에 앉아 선거인들이 투표할 때 부정행위가 없는지 유심히 지켜봤다. 세 후보 측에서 나온 참관인 3명도 동석했다.

가장 유의해서 본 건 선거인들이 휴대전화로 몰래 투표용지를 촬영하는지 여부였다. 선거인들은 효창운동장에 도착하자마자 사전에 개인정보를 확인받고 휴대전화는 잠시 맡겼다가 투표를 마친 뒤 받아 가도록 했지만, 간혹 휴대전화를 몰래 들고 기표소에 들어가서 자신이 누구를 찍었는지를 외부에 알려주기 위해 촬영을 하는 경우가 다른 선거에서 발생했던 사례를 참고해 이를 원천 차단하려 했다. 선거의 원칙 중 하나인 '비밀투표' 원칙이 준수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기자를 포함해 현장에 있던 '감시역'들은 기표소에서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을 때 나오는 소리가 들리는지 귀를 기울이고 선거인의 복장, 특히 주머니를 날카로운 눈으로 살폈다.


투표함은 예상외로 빠르게 투표용지로 채워졌다. 사전에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배정된 선거인단 99명 중 96명이 투표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 사이에 이미 50명에 가까운 인원이 투표해 이번 선거에 대한 서울시 축구인들의 비상한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투표가 끝난 후의 절차도 모두 공개된 장소에서 투명하게 진행됐다. 선거인 3명이 오지 않아 사용되지 못한 투표용지 3장은 선관위, 참관인들이 보는 앞에서 폐기했다. 아주 사소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는 절차임에도 이를 그냥 넘기지 않고 공개된 장소에서 진행해서 불필요한 논란을 방지한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서울시축구협회장 보궐선거 투표가 끝난 후 개표는 참관인, 선관위 모두가 보는 앞에서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사진=김형민 기자]

서울시축구협회장 보궐선거 투표가 끝난 후 개표는 참관인, 선관위 모두가 보는 앞에서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사진=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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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서울시축구협회장에는 성중기 전 중앙대 교수가 선출됐다. 성 전 교수는 총 유효표 96표 중 45표를 받아 이민걸 후보(27표)를 제쳤다. 성 회장은 최재익 전임 회장의 잔여 임기를 이어받아 2025년 1월까지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그는 "유소년 축구를 활성화하고, 학원 축구와 동호인 축구의 화합을 통해 서울 축구 미래 비전 10년을 준비하겠다"고 취임 일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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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져야 함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 치의 오차도 용납되지 않는다. 오차는 불신을 키우고 선거의 목적과 본질인 민주주의마저 위협할 수 있어서다. 선거에 대한 불신은 앞으로 시대가 바뀌며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국민들의 시민의식은 높아지는 가운데,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투표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급변된 선거방식 등이 새로운 논란과 의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이럴 때일수록 선거를 관장하는 사람들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세심하게 신경 쓰고 각별한 주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반드시 해내야 하는 우리 사회의 '숙제'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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