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여전한 시각차…의료계 “충분” vs 수요자 “부족”
필수의료 공백 해결을 위한 향후 의대 정원 확대 규모를 두고 정부 예상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온다. 정부가 의대 정원 논의 주체를 의료계뿐만 아니라 의료 수요자 등으로 확대하기로 하면서다. 그간 정부는 의료계와의 협상 가능성을 고려해 의약분업 때 줄어든 정원(351명) 안팎을 증원해 2025년도 입시부터 반영하기로 했었다.
30일 보건복지부는 의대 정원 문제에 대해 의협과 논의하는 기구인 의료현안협의체(협의체) 이 외에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통해 폭넓게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국가와 지자체는 국민의 권리·의무 등 국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보건의료정책을 수립·시행할 때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보건의료기본법 제8조에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의협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9일 제12차 협의체 회의에서 “2020년 9·4 의정합의와 그간 11차례의 의정협의체가 한낱 공수표로 전락하지 않길 요청한다” “협의체와 보정심 결정이 서로 배치되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존재 이유를 상실한 협의체는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가”(이광래 인천의사회 회장)라는 말이 나왔다. 협의체는 2020년 의료계 파업 이후 타결된 9·4 의정합의에 따라 의대 정원 증원 등을 논의하는 기구지만, 법적 효력을 갖는 건 아니다. 이형훈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의대 정원 증원 대책에 의료계 의견도 충분히 수렴될 수 있도록 협의체도 계속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정심에서는 의대 정원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2050년에 의사 2만2000여명이 부족하기 때문에 2024년부터 의대 정원을 5%씩 확대해 2030년 정원이 4303명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추계도 나왔다.
반면 의협은 “의대 정원 증원 확대에 반대하는 고언을 직역 이기주의로만 바라보지 말라”고 말한다. 의협은 향후 저출산과 인공지능(AI) 발달을 고려하면 의대 정원 확대가 오히려 의사 과잉이 돼 건강보험 진료비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필수 의료인력이 성형외과·피부과 등 인기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의료환경 마련이 더 시급하다는 것이다. 복지부가 27일 주최한 ‘의사 인력 수급 추계 전문가 포럼’에서 전문가 8명 중 4명은 “의대 정원 확대가 반드시 필수의료 해결을 가져오는 건 아니다”라고 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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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의사인력 수급은 인구 감소, 급속한 고령화, 디지털 의료기술의 발전, 획기적인 치료제 개발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시시각각 변할 수밖에 없다”며 “5년 등 주기로 적정 의사 수를 산출하는 할 수 있는 법정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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