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비상식적 노동 탄압 넘어갈 수 없어"

내년 최저임금 수준을 논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 제8차 전원회의가 근로자위원 전원이 퇴장하면서 파행했다. 이로써 최저임금 논의는 오는 29일까지 이틀 남은 법정 시한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 제8차 전원회의 도중 근로자위원들은 "최저임금 노동자의 생명과 삶을 담보로 정부의 비상식적인 노동 탄압이 난무하는 상황"이라면서 심의 불참을 선언했다.

이같은 발언이 나온 배경은 지난 2일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을 고용노동부가 직권 해촉할 당시로 거슬러간다. 김 사무처장은 지난달 31일 전남 광양에서 '망루 농성'을 벌이다가 체포되면서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지난 2일 구속됐다. 고용노동부는 곧바로 김 사무처장을 직권 해촉했고, 근로자위원 자리 한 곳이 비게 됐다. 한국노총이 공석에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을 재추천했지만, 노동부는 "해촉된 위원과 공동불법행위 혐의로 수사 중인 상황"이라면서 역시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한국노총 류기섭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에서 "노동 탄압 국면 속에서 법정구속 상태인 김 사무처장의 불리한 여건을 악용해 강제 해촉한 것은 떳떳하지 못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어떤 외부 요인에도 지켜져야 할 최저임금위의 독립성, 자율성 공정성이 무너졌다"라며 "최저임금 노동자의 생명과 삶을 담보로 정부의 비상식적인 노동 탄압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더는 회의 참석이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2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8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2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8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이날 근로자위원 전원이 자리를 떠남에 따라 최저임금 논의가 법정 시한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최저임금위는 심의 요청을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최저임금 수준을 의결해 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올해 법정 시한은 오는 29일이다. 최저임금안을 의결하려면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 모두 3분의 1 이상씩 출석해야 한다. 다만, 2회 이상 출석 요구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의결을 할 수 있다.

AD

앞서 근로자위원들은 내수 소비 활성화, 임금 불평등 해소, 노동자 실질임금 감소 등을 이유로 올해보다 26.9% 인상된 시급 1만2210원을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주장했다. 월급(월 209시간 노동 기준)으로 환산하면 255만1천890원이다. 반면, 경영계는 최초 요구안으로 시급 9620원, 즉 '동결'을 제시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임금 지급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외에도 최저임금이 '중위 임금의 60%를 초과했다', '비혼 단신 저임금 근로자의 생계비를 상회했다',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최저임금 인상률에 미치지 못한다', '소득분배 개선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