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자 기한 내 인도 못해 계약 해지 통보
짝퉁 목재·헐값 매각 등 논란 여전

관리가 힘들다며 경남 거제시가 공매 처분에 나서 약 154만원에 낙찰됐던 거북선이 결국 폐기된다. 거북선을 넘겨받기로 한 낙찰자가 당초 약속 기한인 26일까지 거북선을 인수하지 못하면서다.


26일 거제시는 "거북선 낙찰자가 인도 기한인 이날까지 거북선을 이전해 가지 않아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폐기물 소각장으로 옮겨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낙찰자는 지난 23일 시에 "거북선 인수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거북선 대금으로 완납한 154만 원 중 85만여 원을 돌려받을 예정이다.

거제 거북선은 '이순신 장군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0년 16억원의 예산을 들여 제작했다. 당시 전문가 고증을 거쳐 1592년 임진왜란 때 모습으로 만들었다고 해 '1592 거북선'으로도 불렸다. [사진출처=연합뉴스]

거제 거북선은 '이순신 장군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0년 16억원의 예산을 들여 제작했다. 당시 전문가 고증을 거쳐 1592년 임진왜란 때 모습으로 만들었다고 해 '1592 거북선'으로도 불렸다.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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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거북선은 '이순신 장군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0년 16억원의 예산을 들여 제작했다. 당시 전문가 고증을 거쳐 1592년 임진왜란 때 모습으로 만들었다고 해 '1592 거북선'으로도 불렸다.


하지만 거북선 제작 업체가 국내산 소나무 '금강송'을 쓰겠다는 계약을 어기고, 80% 넘게 외국산 목재를 쓴 것이 드러나면서 업체 대표가 구속되는 등 제작부터 논란이 있었다. 이로 인해 거북선 건조업체 대표는 사기 등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제작 이후엔 거북선 관리가 문제였다. 당초 승선 체험 등 관광용으로 거북선을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바닥에 물이 차오르고 기울어짐이 심했다. 뭍으로 올린 뒤에도 나무가 썩는 등 부식 현상이 심했고, 태풍 등 자연재해에 파손됐다. 유지관리비로만 1억5000여만원이 들어갔다.


결국 거제시는 거북선을 처분하기로 하고, 공매에 들어갔다. 7차례 유찰 끝에 지난 5월 16일 60대 여성 A씨가 154만 5380원에 거북선을 낙찰했다. 충무공 이순신 탄생일인 '1545년 3월 8일'에 맞춰 쓴 가격이었다.


거제 출신의 교육자인 A씨는 이 거북선을 체험 학습용으로 쓸 생각이었다. 하지만 A씨가 거북선을 옮기려는 곳이 한려해상국립공원 구역에 속해 있어 환경부 허가 등 규제에 발목이 잡혔다. 길이 25.6m, 너비 6.87m, 높이 6.06m에, 무게가 120t이나 나가는 거북선을 옮기는 것도 문제였다. A씨는 다방면으로 거북선을 옮길 방법을 강구했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포기했다.


이에 거제시는 거북선 나무에 칠한 페인트 등 도료 성분으로 인해 일반 소각이 아닌 폐기물 소각장으로 옮겨 소각 처리키로 했다. 소각 처리 비용은 시가 부담한다.


거제 거북선은 폐기 업체 선정 등 절차를 밟게 되면 내달 중 폐기될 전망이다. 선체에 쓰인 목재는 소각되고, 금속은 고물상에 매각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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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거북선이 결국 소각 처리됨에 따라 관리 소홀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경남도는 시를 상대로 감사를 벌이고 있다. 도는 거북선 관리 과정 전반에 대한 감사를 벌여 직원들의 관리 소홀 등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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