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기관 자본성증권 발행 확대시 재무건전성 부정적 영향"

한은 금융안정보고서 발표
자본성증권 발행잔액 89조4000억원
발행 늘리면 당기순이익 등 감소 부정적
일부 보험회사, 리스크관리에 유의해야

한국은행은 국내 금융기관의 자본성증권 발행이 확대되면 금융기관의 재무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21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국내 금융기관의 자본성증권 발행 현황과 잠재리스크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자본성증권은 회계기준 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무증권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금융기관의 자본성증권 발행잔액은 총 89조4000억원이다. 은행 및 은행지주회사 발행잔액이 62조3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보험회사(17조9000억원), 증권회사(6조1000억원), 여신전문금융회사(3조1000억원) 순이다.

자본성증권 종류별로는 신종자본증권(42조6000억원)과 후순위채(46조8000억원)가 각각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가운데, 은행권은 레버리지비율 규제 준수 등을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보험회사는 신종자본증권 대비 발행금리가 낮은 후순위채를 보다 적극 발행하는 중이다.

한은은 이미 발행한 자본성증권의 조기상환, 차환발행, 대체수단 활용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금융기관의 자본비율 관리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이 국내 금융기관이 발행한 전체 자본성증권의 차환발행이 어려워지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해보니, 자본확충 관련 자본성증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보험회사의 자본비율이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했다.

한은은 "특히 자본비율이 규제 수준(100%)을 하회하는 일부 보험회사는 리스크관리에 더욱 유의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금융기관이 자본성증권 발행을 확대해 이자(배당)지급액이 증가하면 금융기관의 당기순이익, 이익잉여금의 감소를 통해 재무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해 국내 금융기관의 자본성증권 이자(배당)부담률을 보면, 은행권이 5.7%, 보험업권이 9.4%로 은행권에 비해 보험업권의 비용 부담이 컸다. 특히 일부 보험회사는 세전당기순손실을 기록하거나 이자(배당)부담률이 20%를 상회하고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은은 국내 금융기관의 경우 원금 상각과 이자 미지급 요건의 엄격성, 양호한 경영현황 등을 고려했을 때 현재로서는 관련 리스크는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이자 지급에 재량이 있는 신종자본증권은 발행 금융기관이 경영 개선 권고 등의 조치를 받거나 배당가능이익이 부족한 경우 이자지급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에 판매 금융기관은 투자자에게 이러한 리스크를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은 "국내 금융기관들은 자본성 강화를 위해 우선 보통주자본을 통한 자본확충 노력을 강화하고, 자본성증권 발행은 보통주를 통한 자본확충이 어려운 경우에 한해 보완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