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 8년 만에 최저 수준
개인 투자자, 이달 들어 ‘TIGER 일본엔선물’ ETF 235억원어치 순매수
정책 수정 기대 유효…단기간에 이뤄지지는 않을 것

엔화 가치 ‘찐바닥’?… 발 빠른 투자자는 이 ETF 샀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원·엔 환율이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찐바닥’ 형성했다는 분석이 나오자 엔화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돈이 몰리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올해는 금융완화정책 일부를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투자자들의 베팅에 힘을 더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는 ‘TIGER 일본엔선물’ ETF를 23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6번째로 많이 매수한 ETF다. 올해 들어 개인들은 해당 ETF를 306억원 순매수했는데, 이달 대부분의 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일주일 동안엔 134억원이나 유입됐다.

TIGER 일본엔 선물은 국내에서 투자할 수 있는 유일의 엔화 ETF다. 엔 선물지수 움직임에 영향을 받는데, 엔화가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오자 엔화 가치 상승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빠르게 움직인 것으로 분석된다.

엔화 가치 ‘찐바닥’?… 발 빠른 투자자는 이 ETF 샀다 원본보기 아이콘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19일 오전 기준 원·엔 환율은 100엔당 800원대에서 움직임을 보이다 900원대 초반으로 자리를 잡았다. 올해 초 원·엔 환율은 100엔당 965원에서 4월엔 1000원까지 치솟았다. 현재는 100엔당 900원선 아래로 떨어져 2015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들이 통화 긴축 정책을 유지하는 동안 일본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캐나다 중앙은행의 깜짝 금리 인상에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점도표를 올려 잡으며 금리 인상을 올해 두 차례 더 실행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냈지만 일본 중앙은행(BOJ)은 완화 정책을 이어갈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화와 유로화 대비 엔화 가치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1달러당 141엔으로 올해 1월(130엔) 대비 10엔이나 급등했고, 유로·엔 환율도 2008년 이후 처음으로 1유로당 154엔을 가리키고 있다.

엔화 약세, 일본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

투자자들은 BOJ의 빠른 정책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오랜 기간 경제를 짓눌렀던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에서 벗어나 물가 압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조만간 BOJ가 긴축 정책으로 방향을 틀 수 있어서다. 엔화가 가파르게 하락했다는 점도 정책 수정을 기대하는 근거다. 일각에서는 지난 16일 BOJ가 금융정책위원회에서 정책 동결을 단행한 만큼 오는 7월 회의에서 BOJ가 정책 수정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BOJ가 예상만큼 빠르게 정책 변경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은 엔저 현상이 길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BOJ가 ‘지속가능한 인플레’라는 목표 달성에 확신이 없다는 것이 이유다. 리오프닝 효과에 힘입어 서비스 부문의 인플레이션 상승과 입금 협상을 통한 임금 인상이 예상되지만, 정책 변화를 끌어낼 정도는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금정위에서도 우에다 총리는 “내년도 물가와 임금 상승 관련 불확실성이 높으며 지속가능한 인플레이션 달성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섣부른 긴축을 경계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AD

엔화 약세가 정책 수정의 주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긴축이 거의 마무리 국면에 진입한 만큼 엔화의 절하 압력이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엔화 약세가 일본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도 있어 시급하게 정책 수정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윤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보다 엔화 약세가 가팔랐던 2022년 9월, 10월에도 BOJ는 정책 동결 단행했다”며 “7월 FOMC에서 금리 동결이 나올 경우 엔화 약세 부담은 완화될 수 있어 긴축의 근거로는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