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가이드라인으로는 한계
독립 기구로 일관·체계적 관리 필요

올해부터 자율성을 강화한 새 회계기준 IFRS17이 도입되면서 보험사들이 실적을 부풀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자율적으로 계리적(회계적) 가정을 세울 때 준수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 내·외부 검증 위주에 그치기 때문에 이를 감시할 독립된 위원회가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18일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IFRS17과 자율규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올해 도입된 IFRS17은 보험사가 스스로 정한 기준에 따라 보험부채를 평가하고 실적을 산출한다. 미래 예상되는 보험 이익을 처음에는 부채로 인식한 뒤 계약이 유지되는 동안 상각하며 이익으로 편입하는 식이다. 이에 보험사들이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이나 무·저해지 보험 해약률을 당장 이익이 높아 보이도록 유리하게 가정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1일 보험사가 부채를 평가하고 이익을 산출할 때 임의로 할 수 없도록 기본 지침을 내놓았다. 세부적으로 ▲실손의료보험 보험금 추세(현금유출) ▲실손의료보험 갱신보험료 조정(현금유입) ▲무·저해지보험의 해약률 가정 ▲고금리상품의 해약률 ▲'보험손익 인식을 위한 계약서비스마진(CSM) 상각 기준' ▲'보험손익 인식을 위한 위험조정(RA) 상각 기준' 등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노 연구위원은 이같은 가이드라인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그는 "보험사 부채평가에 대한 회계정책서와 계리방법서 작성, 계리법인 등에 의한 외부 검증 강화 등의 조치는 업계 공통의 기준이 아니라 회사 자율과 내·외부 검증 위주"라며 "계약자, 투자자 등 외부 이해관계자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독립성, 전문성, 투명성을 고려한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독립 기구를 통해 계리실무 표준을 제정, 심의, 의결하고 계리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향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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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해외에서도 IFRS17 도입 이전부터 독립 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재무보고위원회(FRC)는 계리표준위원회 구성 및 계리표준 제정, 계리감독자포럼 개최, 계리전문기관 감독 등 계리가정체계를 전반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캐나다도 계리전문직 감독위원회(APOB)에서 계리실무표준 제정 및 계리사를 관리하며 계리실무에 대해 필요시 감독당국이 변경 또는 추가 지침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노 연구위원은 "현재도 한국계리학회, 생명보험 및 손해보험 선임보험계리사 협의회 등을 통해 자율규제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체계화되고 일관된 관리를 위해서는 독립된 위원회가 필요하다"라며 "시가평가 기반의 새 보험회계 제도는 보험산업 자본 및 이익의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으므로 제도의 안정적 정착과 시장규율기능 제고를 위해 모니터링, 제도보완이 지속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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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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