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서 내려온 달러·금…투자는 '글쎄'
금값 급등에 '차익실현' 몰려 金통장 잔고 뚝
달러예금은 소폭 늘어 "투자는 글쎄"
사회초년생 김유환씨(31)는 최근 커플링 제작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들러본 귀금속 상점에서 제시한 18k 반지 두 개의 제작 비용은 약 150만원. 이전에 알아본 가격 대비 크게 오른 가격에 놀라면서도 최근 들어 금값이 고점 대비로 조금은 내려온 만큼 지금 사는 게 나은지, 또는 관망하는 게 나은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
직장인 박정규씨(35)는 요새 원·달러 환율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떠오르진 않는다. 지난해엔 하반기 강(强) 달러로 쏠쏠한 재미를 봤지만, 올해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그는 "가진 달러는 은행 외화예금에 놓고 이후 상황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달러·금 값이 정점을 찍고 조정국면을 거치면서 안전자산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대신 주식·장기채권 등으로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분위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지난 13일 기준 외화예금 잔액은 약 554억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544억 달러) 대비 약 1.8% 증가한 수치다. 앞서 4대 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은 1월(약 611억달러) 이래 2월(약 561억달러), 3월(약 565억달러), 4월(519억달러) 등 하락세가 이어진 바 있다.
지난달부터 달러화 예금 잔액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달러화를 매수하는 수요가 소폭 늘어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 메모리 반도체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속도 조절 등이 맞물리면서 원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까닭이다.
하지만 최근 추이를 추세적 상승세로 보긴 어려운 만큼 환차익을 노린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허도경 신한은행 PWM 목동센터 PB팀장은 "하반기에도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 등 달러화 하방 압력은 여전히 남아있고, 원화와 관련해 국내 전체 제조업 상황도 두루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은 어떨까. 3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의 지난 13일 기준 골드뱅킹 잔액은 496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5928억원) 대비 16.2%가량 줄어든 것이다. 5월 한 때 국제 금 시세가 트라이온스(T.oz=31.1g) 당 2000달러 선을 넘어서며 전 고점에 근접하자 차익 시현에 나선 물량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금 역시 당분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단 조언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전 고점에 근접했던 금값에 추가 상승 여력이 많은지는 의문이고, 오른다고 해도 원·달러 환율에 따라 실제 수익률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금은 시세차익을 노리기보단 상속 등을 위한 대체 자산으로서의 성격이 강화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안전자산을 떠나 국내 증시나 장기채권 쪽으로 쏠리고 있다. SG 증권 사태 등으로 상반기 국내 증시의 상승 폭이 제한적이었던 가운데, 하반기엔 반도체 시장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아울러 향후 금리 하락을 염두에 두고 장기채권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우리도 이제 월급이 1000만원" 역대 최고…'반도...
김학수 하나은행 잠원동지점 PB팀장은 "고객들을 보면 아직까진 달러화는 현재 수준에서 60~70원가량, 금은 현 수준에서 시세가 5~6%가량 더 하락해야 들여보겠단 분들이 많다"면서 "미국 증시는 이미 오름폭이 컸던 만큼, 금리 하락을 염두에 두고 국내 증시나 장기채권 등에 투자를 검토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