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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테러범이 된 수학천재…'유나바머' 카진스키, 감옥에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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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방에서 의식 없는 채로 발견
‘반문명’ 주장하며 17년간 폭탄 테러

‘유나바머’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미국의 폭탄 테러범 시어도어 존 카진스키가 수감 중 향년 81세로 사망했다.


뉴욕타임스(NYT)의 1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은 “카진스키가 이날 오전 자신의 감방에서 의식이 없는 채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사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카진스키는 1978년부터 1995년까지 미국의 대학과 항공사 등에 소포로 사제폭탄을 보내는 테러로 3명을 살해했으며 23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카진스키는 폴란드계 이민자의 아들로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그는 16세에 하버드대 수학과에 입학해 20세에 졸업하는 등 수학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였다. 이후 미시간대에서 수학박사 학위를 딴 뒤 25세이던 67년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최연소 조교수가 됐다.


2년 만에 교수직을 사임한 카진스키는 1973년 몬태나주의 숲속으로 들어가서 문명을 등진 채 5년가량 오두막에서 혼자 살았고, 1978년부터 우편물 폭탄 테러를 벌이기 시작했다.

‘유나바머’ 시어도어 존 카진스키 [이미지 출처=AP 연합뉴스]

‘유나바머’ 시어도어 존 카진스키 [이미지 출처=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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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바머(Unabomber)라는 별명은 대학(University)과 항공사(Airline), 폭탄(Bomber)을 섞어 만든 조어로, 카진스키가 공항과 대학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기 때문에 붙여졌다. 그는 높은 지능과 뛰어난 판단력 등으로 경찰의 수사를 교란하는 치밀함을 보이며 17년 동안 총 16차례 테러를 저질렀다.


카진스키가 폭탄 테러를 저지른 것은 기술문명과 산업사회에 대한 반감 때문이었다. 그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산업화로 인해 인류가 존엄성과 자율성을 박탈당하고, 결국 생물학적으로 말살당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카진스키는 1995년 언론사가 자신의 글을 신문에 싣지 않으면 폭탄 테러를 계속하겠다고 협박했다. 언론사들은 FBI와의 협의 끝에 그의 요구를 수용했고, ‘산업사회와 미래’라는 52페이지 분량의 선언문이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에 실렸다. 카진스키는 이 글에서 “기술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인류의 재앙이 될 것”이라면서 “혁명을 통해 산업사회를 전복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 글은 17년 동안 정체가 밝혀지지 않았던 카진스키를 검거하는데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그의 동생 데이비드 카진스키가 “가족들과 연락을 끊은 형의 문체와 비슷하다”면서 FBI에 제보한 것이다. FBI는 1996년 몬태나주 강가에서 사냥과 채집 등으로 자급자족 생활을 하던 그를 검거했다.


카진스키는 정신이상을 내세우자는 변호인단의 제안을 일축하며 재판에서 자신의 논리를 이성적으로 피력했고, 결국 1998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카진스키는 체포 이전과 수감 중에 자신의 사상을 펼치는 많은 글을 썼고, 여러 권의 책을 냈다. 미국 정부는 책 출간을 막으려 했지만 연방법원은 “언론의 자유가 더 중요하다”고 판결했다. 그 대신 책의 인세 전액을 피해자와 유족 보상금으로 쓰도록 조치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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