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닛케이225 18.4% 올라…선진국 주가지수 7.6% 상승
GDP 디플레이터 상승하고 명목 GDP도 증가
명목 GDP가 실질 GDP보다 낮은 유일한 나라에서 탈피 중
올해 들어 일본 주가가 세계 주요 주가보다 훨씬 더 빠르게 오르고, 이와 더불어 일본 경제도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세계 주가지수가 6.8%(선진국 주가지수는 7.6%) 상승했다. 그러나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는 18.4%나 올랐다. 중장기적으로 보아도 2009년 3월 8110이었던 주가지수가 최근에는 3만선을 넘어섰다.
1994년에서 2022년까지 분기 데이터로 분석해보면, 닛케이225가 명목 국내총생산(GDP)에 1분기 선행(상관계수 0.73)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상승한 것처럼 명목 GDP도 최근에는 증가하고 있다.
명목 GDP는 실질 GDP와 물가로 구성돼 있다. 실질 GDP는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 일본의 실질 GDP 성장률이 연율로 계산하면 1.3%로 미국(1.3%)과 유로존(0.3%)뿐만 아니라 1.3%인 우리나라보다 높게 나타났다. 여기에 한 나라의 총체적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도 오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GDP 디플레이터가 계속 하락할 때 그 나라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졌다고 한다. 1994년 1분기 100이었던 GDP 디플레이터가 2013년 4분기에는 84.5까지 떨어졌다. 거의 20여년 동안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진 셈이다. 그러나 그 이후 GDP 디플레이터가 완만하게 상승하면서 올해 1분기에는 90.8에 이르렀다. 물가가 오르고 있는 것이다.
올해 1월 소비자물가도 전년 같은 달 대비 4.3%(4월 3.4%) 상승하면서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GDP 디플레이터가 상승하고 명목 GDP도 증가한 것을 보면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해도 될 것이다.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에서 탈피하는 계기를 마련했던 것은 ‘아베노믹스’였다. 2012년 12월 취임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일본 경제를 장기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다양한 경제정책을 마련했다. 그중 하나가 2~3%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통화공급을 무제한 늘리겠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2012년에서 2016년 사이에 본원통화가 3.2배나 급증했다. 그 이후에도 일본의 본원통화 공급은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생산인구 감소도 물가 상승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총인구에 이어 15세 이상 인구가 2021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한 가운데 노동 공급을 뒷받침해 오던 여성 및 고령자의 추가적인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생산가능 인구는 줄어들고 소비 인구는 늘어나면서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최근에는 가계의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지고 실제 임금 상승률도 올라가고 있다. 올 봄 정기 승급분을 포함한 총임금인상률은 3.7%로 1993년 3.9%를 기록한 이래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GDP 디플레이터가 하락하면서 명목 GDP가 실질 GDP보다 낮은 유일한 나라가 일본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물가가 오르면서 정상화 과정이 완만하게나마 진행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은 성급하게 이를 반영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보면 닛케이225가 명목 GDP를 13% 정도 과대평가하고 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주가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GDP 디플레이터가 상승세로 전환하고 명목 GDP도 증가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증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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