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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들끼리만 수박 먹고 괘씸"…민원글에 누리꾼 '와글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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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인 반박 이어지며 누리꾼과 갑론을박
"부모욕까지 하는건 과하다" 누리꾼 지적

충남 서산에 위치한 한 면사무소를 찾은 시민이 공무원들만 수박을 먹고 자신에게는 권하지 않았다고 공개 민원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산시청 민원 게시판에는 해당 민원 내용을 비판하는 글과 최초 민원인 반박이 이어지며 누리꾼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충남 서산시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제가 고향에서 이런 대접을 받았습니다'라는 제목의 민원이 올라왔다. "신랑 부탁으로 서류를 보완하여 제출하려고 진짜로 오랜만에 면사무소를 방문했다"고 밝힌 작성자 A씨는 면사무소에서 공무원 10명 정도가 모여서 수박을 먹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출처=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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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오후 4시 가까웠기에 민원인은 저 혼자였다"며 "담당자는 자리에 없었고 외부에 있다고 해서 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처음 본 여직원만이 제게 신경 쓰고 있었고, 기다리는 동안 단 한명의 공무원도 자기 지역민에게 따듯한 말 한마디 건네질 않았고 수박 하나 권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그 10명은 나이대가 다양했는데도 불구하고 모두가 같은 행동을 한다는 게 그저 놀라울 따름"이라며 "살면서 그런 상황이면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한 번쯤 권하지 않느냐. 저는 그냥 지나가는 사람도 아니고 면사무소 사무실을 방문한 민원인이고 지역민 아니냐. 내 자식들이 아니라는 게 안심이 될 정도로 그 순간 그들이 부끄러웠다. 괘씸했다"고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A씨는 이어 "저런 것들을 위해서 내가 세금을 내고 있구나. 자기 지역민에 대한 애정이 저렇게 없구나"라며 "대민봉사가 뭔지도 모르는 우리 다음 세대들을 보니 참으로 한심하단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A씨는 "수박껍질 정리하면서 제 눈을 마주치지 않고 내리까는 거 보면 일말의 양심은 있었나 싶기도 하다"며 "이게 부모 교육의 문제냐. 공무원 교육의 문제냐. 연수는 왜 받으러 가냐. 아무것도 배워오는 게 없는 것 같은데"라며 글을 마쳤다.

A씨의 글은 1일 오전 9시 기준 무려 7900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에 올라온 서산시청의 공지글 조회 수의 2배가 훨씬 넘는 수치이다.


A씨의 글은 1일 오전 9시 기준 무려 7900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에 올라온 서산시청의 공지글 조회수의 2배가 훨씬 넘는 수치이다. [사진출처=서산시청 홈페이지]

A씨의 글은 1일 오전 9시 기준 무려 7900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에 올라온 서산시청의 공지글 조회수의 2배가 훨씬 넘는 수치이다. [사진출처=서산시청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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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글이 올라온 이후 A씨 반응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답글이 달리기도 했다. A씨의 글에 답글을 단 한 누리꾼은 "공무원들이 홀대한 것도 아니고, 수박 한 통 먹다가 민원인에게 권하지 않았다고 부모 욕까지 하시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 수박 권유 안 한 것 말고 뭐가 좀 있나 했더니 딱 그거다"라며 "반대로 글 쓰신 분은 뭐 먹을 때 누가 오면 무조건 권하냐"고 반문했다.


이 글에 대해 A씨의 즉각 반박했다. A씨는 "수박 못 먹어서 미친X 됐다"며 "제가 말하는 요지를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제가 아무나인가. 엄연히 일을 보러 간 지역민인데, 따뜻한 말 한마디 못 건네는 게 맞느냐"고 했다. A씨는 공무원들이 자신을 단체로 무시한 게 문제라면서 "기분이 좋을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누리꾼은 "애초에 공무원이면 국민을 섬겨야 한다는 이상한 생각을 가지신 것 같은데 공무원도 집에 가면 귀한 자식이고 누구의 부모다"라고 지적했다.


면사무소 직원들을 응원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여러모로 더운 날씨에 고생이 참 많다", "귀담아듣지 말고 더운 날 수박 더 드시고 힘내시라" 등의 내용이었다.


반면, 몇몇 누리꾼은 "수박 한 조각이라도 건네며 말 거는 게 힘든가"라고 A씨를 옹호하기도 했다

악성 민원에 박봉까지…공무원 더는 '선망의 직업' 아냐

한때 공무원은 청년들의 선호 직업이자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박봉에 업무는 과다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


한때 공무원은 청년들의 선호 직업이자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박봉에 업무는 과다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출처=연합뉴스]

한때 공무원은 청년들의 선호 직업이자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박봉에 업무는 과다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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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천고의 노력 끝에 합격하더라도 민원인의 폭언 등 스트레스로 인해 이탈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경직된 조직 문화도 퇴사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중에서도 현 임금 체계가 무조건적인 희생일뿐이라며 공무원은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공무원 경쟁률도 하락하고 있다. 지난 5월, 인사혁신처가 발표한 최근 5년 동안의 경쟁률을 보면 2019년(39.2:1), 2020년(37.2:1), 2021년(35.0:1), 2022년(29.2:1), 2023년(22.8:1) 등으로 집계됐다.


경쟁률은 매년 지속 하락해 왔지만, 30:1보다 낮게 기록된 것은 1992년과 지난해, 올해를 제외하곤 없다. 이 중에서도 올해가 역대 최저치다. 지원자 역시 지난해 16만5524명에 비해 올해 4만3998명 감소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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