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중국의 CPU' 자랑했는데…"포장 까보니 인텔" 파장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중국 반도체 자립 대표주자 CPU
인텔 제품 재포장했다는 의혹 제기
"기판 등 물리적 설계 및 성능 동일"

중국 '반도체 자립'의 대표주자로 기대를 한 몸에 받던 기업이 개발한 중앙처리유닛(CPU)이 실은 미국 '인텔'의 기성 제품에서 겉면만 바꾼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3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같은 주장은 미국의 하드웨어 리뷰 전문 홈페이지 '탐스하드웨어(Tom's Hardware)'에서 최초로 제기된 것이다.

앞서 중국의 반도체 설계 기업 '파워리더'는 자체 개발한 CPU '파워스타'를 내놓은 바 있다. 파워스타는 중국 업체가 순수 자사 기술력만으로 개발한 최초의 CPU다. 이 때문에 파워스타는 중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심을 끌어모았다.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기술 없이 자력으로 고급 반도체를 조달할 수 있다는 '상징'으로 고려됐기 때문이다.


중국제 CPU '파워스타'(왼쪽)와 인텔의 코멧 레이크 CPU. [이미지출처=탐스하드웨어]

중국제 CPU '파워스타'(왼쪽)와 인텔의 코멧 레이크 CPU. [이미지출처=탐스하드웨어]

AD
원본보기 아이콘

그러나 탐스하드웨어는 이 제품이 실제로는 인텔의 'i3-10105 코멧 레이크 CPU'에서 겉면만 바꾼 것에 불과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그 근거는 CPU의 실제 프로그램 처리 성능 테스트인 '벤치마크'에 있다.


파워스타에 대한 벤치마크는 세계 최대 벤치마크 정보 사이트 '긱벤치'에 올라왔다. 탐스하드웨어가 이를 분석한 결과, 파워스타는 인텔의 코멧 레이크 CPU와 거의 완전히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매체는 "(두 CPU는) 물리적 기판 디자인, 히트 스프레더(CPU의 냉각용으로 쓰이는 구리 재질 판) 설계, 인쇄 형식 등이 모두 동일하다"라며 "둘 다 기본 클럭도 3.70GHz로 동일하며, 파워스타 우측 상단의 QR코드도 인텔과 일치한다고 나온다"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파워스타의 모델명인 '01105'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했다. 코멧 레이크의 넘버(10105)를 살짝 비튼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여러 증거에도 매체는 파워스타의 정체를 100% 확신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긱벤치에 수록된 시스템 정보를 완벽하게 신뢰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중국 반도체 굴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중국 반도체 굴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파워리더는 이달 초 제품 개발 설명회에서 자사 제품이 인텔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 기업은 당초 연간 150만개 이상의 파워스타 칩을 생산할 계획이었다.


다만 파워리더 자체는 반도체 설계 기업이 아니다. 1997년 설립된 뒤 서버 및 PC 조립 서비스를 주로 해왔고, 인텔 CPU를 유통하기는 했으나 직접 칩을 개발한 적은 없다.


만일 파워스타가 실제 인텔의 기성 CPU에서 껍데기만 바꿔치기한 제품임이 확실시될 경우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두 번째 굴욕'을 당한 셈이 된다.


2020년에는 '한신 반도체'라는 회사가 거액의 정부 투자를 받아 획기적인 반도체 칩을 개발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칩은 '한신 1호'라고 이름 붙여졌으나, 조사 결과 미국 기술 기업 모토로라의 기성 제품에서 뒷면 글자를 긁어내고 자사 로고만 인쇄한 가짜로 밝혀진 바 있다.


한편 중국은 2014년 6월 '국가반도체산업 발전추진요강'을 발표하고 대대적인 반도체 투자 펀드를 수립한 바 있다. 중국 재정부, 국가개발은행, 중국담배 등이 함께 출자한 펀드는 당시 한화 수십조원에 달했다.


당시 중국 당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아직 목표 달성은 요원한 상태다. 시장 조사 기업 'IC인사이츠' 분석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15.9%에 불과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