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충남 서산 부역 혐의 희생사건' 유해발굴 현장에서 유해 60구 이상과 유품 등이 발굴됐다고 30일 밝혔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충남 서산 부역 혐의 희생사건' 유해발굴 현장에서 유골 60구 이상과 유품 등이 발굴됐다고 30일 밝혔다. /제공=진실화해위
진실화해위는 지난 10일부터 충남 서산시 봉화산 교통호 인근 야산에서 유해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부역 혐의 사건 관련 유해발굴은 충남 아산 유해발굴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발굴 지역인 교통호는 1950년 인민군 점령기에 인민군이 전투를 대비해 판 곳이다. 수복 후 서산 지역에서 부역 혐의를 받던 사람들이 이곳에서 집단 학살을 당했다. 2008년 1기 진실화해위 조사 당시 다수의 참고인들은 읍과 면 단위로 대규모 학살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서산경찰서의 '신원기록심사보고'를 통해 총살 목격자와 시신 수습자 등과 함께 현장 조사를 하다가 발견한 지역이기도 하다.
유해발굴 지역은 전체 길이 약 60m 정도로 3개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발굴된 유해는 총 60~68구로 1구역 13구, 2구역 30~35구, 3구역 17~20구 등이다. 유해는 폭과 깊이가 약 1m 이하인 좁은 교통호를 따라 빽빽한 상태로 발굴됐다. 굵은 다리뼈뿐만 아니라 척추뼈와 갈비뼈까지도 완전한 상태로 남아있었다.
1구역에서 발견된 한 유해는 교통호 바닥을 향해 고꾸라진 상태로 양팔이 뒤로 꺾여 신발을 신은 채 발견됐다. 주변에는 M1 추정 탄피도 확인됐다. 특히 일부 구역에서는 유해 다리 사이에 다른 유해가 안치되는 등 2중, 3중 위아래로 중첩된 모습이었다. 이는 학살이 진행된 후 들개가 시신을 마을까지 물고 와 마을 이장과 청년들이 시신을 교통호 안에 재매장했다는 증언을 뒷받침한다. 아울러 백색 4혈 단추와 고무줄 바지 끈, 반지 등 유품도 유해발굴 현장서 나왔다.
진실화해위는 실효성 있는 유해발굴과 위원회 종료 이후에도 유해발굴 사업이 지속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유해매장 추정지 실태조사 및 유해발굴 중장기 로드맵 수립 최종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를 근거로 전국 6개 지역 7개소를 선정해 유해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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