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 강조한 대통령실… 尹, 노란봉투법 3호 거부권 방침
국무회의 발언에 메시지 담겨…"법치 바로 세우는 게 과제"
연이은 거부권에 '불통 이미지' 우려… 야권의 총선 전략

대통령실은 25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본회의 직회부를 주도한 노란봉투법에 대해 "국회 내 입법강행이 문제의 시작"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는 직접적인 입장은 피했지만 사실상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란봉투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에 "신중하게 고려해서 판단할 것"이라며 "국회에서 절차가 다 안 끝났다. 절차가 끝나면 해당 부처, 당, 관계되는 여러 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하지만 "일부 언론에서 '이번에도 거부권'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데, '이번에도 입법폭주'란 표현도 쓰지만, 국회 내에서 일방적 입법강행이 문제의 시작"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전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노란봉투법의 본회의 직회부 안건을 야당 단독으로 처리했다. 야당 위원 10명의 만장일치로 발의한 이 법안은 8개월 만에 본회의로 직행, 최장 30일의 여야 간 합의 기간을 거친 뒤 본회의에서 처리된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은 높다. 개정안 자체가 위헌성이 높은데다 국민 갈등을 야기하는 등 국회 숙의 과정이 미흡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같은 이유로 양곡관리법과 간호법 등에 거부권을 행사한 만큼 법과 원칙에 따른 최종 결정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대통령실은 '법과 원칙'이라는 국정운영 방침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남은 한 달여간 국회에서 다뤄지며 합의점을 찾기를 기대한다"면서도 "앞서 두 차례의 거부권 행사에서 대통령과 정부의 원칙이 국민께 정확히 전달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틀 전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전한 원칙론에 답이 있다는 설명도 내놨다. 윤 대통령은 23일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해 자유민주주의와 법치를 바로 세우는 것은 글로벌 대한민국이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민주노총의 불법 집회를 지적하며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침해하고 공공질서를 무너뜨린 행태는 국민들께서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부도 같은 판단을 하고 있다. 하청업체 노조가 원청과 직접 교섭할 수 있도록 하고 파업 과정에서 불법이나 폭력 등이 없었을 경우 사측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결과적으로는 다른 법과 배치되는 부분이 있다는 얘기다. 민법에 적시된 불법에 대한 배상 등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대표적이다. 정부 역시 이같은 논리를 앞세워 윤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내에서는 연이은 거부권 행사를 유도해 대통령에게 ‘불통 이미지’를 씌우려는 야권의 총선 전략이라는 비판과 함께 대통령의 계속되는 거부권으로 인한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4월 초 양곡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시작으로 자칫 매달 거부권을 행사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어서다.

AD

다만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의 선택지가 많지는 않다. 남은 한 달여간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현재로서 남은 방법은 심판 청구 등 법적 대응뿐이다. 여당 지도부는 노란봉투법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계속 심사 중이었으므로 본회의 직회부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권한쟁의심판(청구)을 요청한 상태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