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굽는 타자기]소비는 필요가 아니라 판타지다
1. 고객은 꼭 필요해야 제품과 서비스를 산다. 2. 고객은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한다. 3. 고객은 충분한 정보가 있다면 합리적 선택을 한다. 이상 3가지 명제에 고개를 끄덕였다면 시장에선 실패할 운명이다.
새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하는 사업가·기획자·마케터는 늘 대박의 꿈을 안고 시작한다. 그리고 이내 좌절한다. "이렇게 완벽한 제품을 내놨는데, 대체 왜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안 사는 거야!"
고객 인터뷰와 리서치·연구개발은 제품과 서비스의 성공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성공을 보장해주진 않는다. 고객 인터뷰와 리서치의 배신은 마케팅 업계의 단골 불청객이다. 사업가와 마케터, 기획자들이 고객을 생각할 때 갖는 가장 큰 편견은 '고객은 현명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며 자기주도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가정이다.
고객은 친환경을 말하면서 최저가 제품을 찾는다. 최저가의 원천은 제3세계에서 쥐어짠 노동력과 환경을 파괴하며 얻어낸 원자재다. 비건을 자처하는 누군가는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다.
저자가 생각하는 오늘날 '고객'의 정의는 이렇다. '고객은 필요한 것을 사는 게 아니라 갖고 싶은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존재'. 고객 니즈를 겨냥한 제품과 서비스는 고객의 관심을 끄는 데는 충분히 효과가 있겠지만, 고객이 지갑을 열게 만드는 요소는 따로 있다. 고객이 가진 '판타지'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무의식 속에 숨어 있는 니즈를 해결해주는 판타지를 받는 것이다.
적당히 쓰다 버리는 '수건'에도 판타지를 부여하면 '프리미엄 수건'으로 판매할 수 있다. 평범한 쇼호스트는 이렇게 말한다. "수건이 예쁘고 화장실 인테리어에도 잘 어울려요." 베테랑은 이렇게 말한다. "피부 좋아지겠다고 수십만 원씩 하는 화장품에는 투자하시면서, 수건은 왜 좋은 거 안 쓰세요? 싸구려 수건을 쓰면 거친 면 때문에 피부에 자잘한 흠집이 얼마나 나는데요. 좋은 화장품 쓰시죠? 그럼 수건도 좋은 거 쓰셔야 해요."
이미 수건을 충분히 가진 고객에게 지금 판매하는 제품은 평범한 수건이 아님을 인식시키면서, 프리미엄 수건의 가격 비교 대상을 일반 수건이 아닌 고급 화장품으로 바꿔 가격 민감도를 낮췄다. 또한 예뻐지고 싶다는 보편적 심리와 니즈, 판타지를 한껏 자극한 마케팅이다. 물량은 당연히 완판이었다.
인구·경제학적 변화라는 거시적 변수도 빼먹어선 안 된다. 비즈니스 트렌드가 'MZ'에 맞춰져 있지만, 사업적 관점에서 기업은 새로운 중·장년층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모든 나이와 세대 중에서 가장 인구 규모가 크고 소득이 높은 층으로 소비력이 가장 강하기 때문이다. 향후 적어도 4~5년 이상 경기가 침체되어 있을 것으로 본다면 지금의 중·장년층은 축적해놓은 자산이 가장 많고, 인구도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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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제품과 서비스가 팔리지 않는 이유 | 강재상 지음 | SAYKOREA | 240쪽 | 1만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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