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점 1곳서 10년간 50억 절도… 대법 "결제기 관리업체도 책임"
"고객 보호의무 있고, 부정취소 방지 기술 개발도 가능"
결제기 업체 책임 30%만… 피해 문구점도 관리 소홀 잘못 있어
'신용카드 결제 부정 취소'를 악용한 수십억원대 문구점 절도 사건과 관련, 신용카드 포스기 관리업체도 문구점에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아시아경제 2022년 3월5일자 '문구점 한곳서 10년간 50억원어치 훔쳐 "아무도 몰랐다" [서초동 법썰]' 기사 참조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민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서울 서초구 소재 대형 문구점인 H문구가 포스기 관리업체인 K사를 상대로 낸 50억원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K사는 H 문구에 15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H문구 고객이자 포스기 업체를 운영하던 양모씨는 2010년 신용카드 결제 후 특정한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결제 승인을 몰래 취소할 수 있다고 알게 됐다. 양씨는 이 수법으로 H문구에서 10여년간 1400회에 걸쳐 50억원어치의 문구류를 훔쳤다. 그는 장물을 되팔아 생활비나 유흥비로 탕진했다. 덜미가 잡힌 양씨는 2020년 사기 혐의로 징역 5년을 확정받았다.
H문구는 "신용카드 조회 승인 등 포스기 관리를 맡은 K사도 손해배상 책임을 지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K사는 "기술적 맹점을 악용한 이례적인 사고였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양씨 수법의 범행을 막을 수 없다"고 항변했다.
1심은 "K사가 범행을 방조했다거나 고객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고, 포스기의 취약점도 기술적으로 완전히 보완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2020년 이 사건에 악용된 포스기의 기술적 허점을 해결하기 위해 단말기에 15자리 고유번호를 부여하는 방안 등을 마련했지만, 이 방식은 국내 전체 포스기의 30%를 관리하는 중소업체는 활용하기 어려웠다.
H문구는 항소했고 2심은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K사는 안전한 서비스 시스템을 만들어 고객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기술적 허점을 해결하는 새로운 소프트웨어의 개발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는 "하루 신용카드 부정 취소 금액이 1000만원을 넘는 날도 많았으므로 H 문구가 매출 관리를 꼼꼼히 했으면 범행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를 소홀히 해 손해를 키웠다"며 K사의 배상책임은 전체 손해액의 30%만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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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K사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고 봤고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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