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증가폭, 중국 2배'…亞투자자금 빨아들이는 日 증시
작년 대비 4000억달러 증가
아태 시장 최고치 기록
美 증시 영향 적고 성장 양호
엔화 폭락도 긍정적 작용
올 하반기 전망은 엇갈려
올해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4000억달러(524조원) 가량 증가하며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증가 폭을 기록했다. 엔저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 기업가치 제고의 움직임 등에 따라 일본 증시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일 상장기업 시총 증가 폭, 중국 증시 두 배
23일 니혼게이자이는 금융조사업체 퀵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 19일 기준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일본 상장기업의 시가 총액이 5조8000억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말 대비 4000억달러(7%) 증가했다고 밝혔다. 대만 증권거래소의 시가총액은 약 2400억달러 증가했으며, 중국은 2000억달러, 한국은 약 1800억달러 늘었다. 같은 기간 도쿄증권거래소 시가총액 규모는 상하이증권거래소(7조3700억달러)와 선전 증권거래소(4조9300억달러)를 포함한 중국 주식시장 크기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일본 증시는 올해 들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태 시장에서 일본 증시의 시총 비중은 18~19%로 커졌다. 지난해 6월의 경우 16% 정도에 불과했지만 점차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도쿄증권거래소가 19일 발표한 매매 현황에 따르면 아시아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매수액도 2015년 4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적은 일본 증시로 머니 무브(money move)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 고강도 긴축에 따라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최근 부채한도 상향 조정 협상까지 난항을 겪고 있어, 투자심리가 꺾인 상황이다. 반면 일본의 경우 상대적으로 미 증시에 대한 영향이 적으며 주변국과 비교해 양호한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0.4%를 기록하며 예상치(0.2%)를 상회했다.
지난해 사상 최저치로 폭락한 엔화도 기업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일본 증시에 대한 관심을 더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엔화 가치 하락에 따라 수출기업 등 주요 상장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의 기업 가치 제고 요구도 증시 호재가 됐다. 장부가액 이하로 거래되던 상장사들은 거래소의 요구에 따라 주가 관리를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미쓰비시상사는 자사 주식의 최대 6%를 22억달러에 환매하기로 했으며 일본의 거대 기술기업인 히타치와 후지쓰도 기업 가치를 올리고자 대규모 주식 환매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하반기 전망은 갈려
자금이 몰리면서 일본 증시는 연일 상승세다. 최근 닛케이225평균주가와 토픽스 지수는 3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19일 도쿄주식시장에서 닛케이225는 전날 대비 234포인트(0.77%)오른 3만808엔으로 장을 마감하며, 버블경제 시기였던 1990년 8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엔화 약세와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업황 회복, 여행수지 개선 등 다양한 호재가 맞물리면서 일본 증시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중국을 대신해 아시아의 대체 투자처로 부상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는 "2020년 알리바바 산하 금융회사 앤트그룹의 상장 실패 등 중국 당국의 민간 기업 규제 강도가 세지면서 투자자들이 중국 증시에 대한 전망을 바꾸고 있다"며 "미·중 갈등에 따른 대만 침공 가능성도 주식 시장의 리스크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까지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의견이 엇갈린다. 골드만삭스의 투자전략가 다테베 카즈노리와 브루스 커크는 투자 전략 보고서를 통해 "해외 주식시장에 비해 견고한 펀더멘털을 가진 일본 시장에 주목하고 있으며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가 일본 주식의 주가를 더욱 상승시킬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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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에는 상승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체 지수보다 업종별 투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닛케이225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4~5월 실적 시즌은 양호했지만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배수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벨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만큼, 추후 지수 상승 속도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하반기에 접어들수록 지수보다 업종별 대응이 유효할 것"이라며 "업종별로는 IT, 산업재, 필수소비재 등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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