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2세' 김준영 비상근 재직…"주총 의사록에도 없었다"
통상 '비상근' 사내이사 명시돼야
근무 형태 정당성 입증 근거 없어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장남 준영씨(31)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당시 NS쇼핑 주주총회 과정이 담긴 의사록에도 '비상근'이란 단어는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는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이사회 의결 절차도 없이 비상근으로 사내이사직을 맡고 있는 준영씨의 근무 행태의 정당성을 입증할 근거가 회사 어디에도 없다는 얘기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NS홈쇼핑을 운영하는 NS쇼핑은 지난 3월 주주총회를 열고 준영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준영씨는 이 의결을 바탕으로 같은 달 28일 사내이사로 취임했고, NS쇼핑은 4월 4일 등기 절차를 마쳤다. 임기는 취임일로부터 3년이다.
그런데 이날 주총 결과 등을 담은 의사록에는 '비상근'이란 단어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준영씨는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후 어떤 내부 직책도 맡지 않은 채 비상근으로 재직 중인데, 주총 의사록에서도 그를 비상근으로 둔다는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는 의미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례가 일반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원종채 법무사는 "비상근 사내이사를 선임한다면 주총에서 ‘비상근 사내이사로 선임한다’고 의사록에 명시하는 게 통상의 사례"라며 "명시돼 있지 않다면 그 직은 기본적으로 상근 사내이사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NS쇼핑 측은 의사록에 기재돼 있지는 않으나, 준영씨의 이사 선임 안건 자체가 비상근을 전제로 이뤄진 것이란 입장이다. NS홈쇼핑 관계자는 "김준영 이사 선임은 김홍국 회장의 이사직 사임에 따라 이를 보선하기 위한 절차였다"며 "김 회장도 비상근으로 재직했기 때문에 주총에선 이 부분을 암묵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앞서 김 회장은 2005년 3월 NS쇼핑 회사 설립 당시부터 이사직을 맡아왔다. 2014년 10월 한 차례 사임한 적 있으나, 2016년 3월 다시 사내이사로 복직하면서 재임 기간만 20년이 넘는다. 김 회장은 준영씨의 이사 선임 당일인 지난 3월 28일 이사직에서 다시 물러났다. 부자간 이사직 승계가 이뤄진 것이다.
준영씨는 현재 무보수로 사내이사직을 수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NS쇼핑의 분기보고서 등을 살펴보면, 사내이사는 분기당 평균 6100만원의 보수를 받아왔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약 2000만원 정도다. 일각에서는 준영씨가 이 보수를 포기한 것을 두고 비상근과 부자간 이사직 승계에 따른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일종의 장치가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준영씨는 또 이사회 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비상임으로 사내이사직을 맡고 있다. NS쇼핑 측은 "상법이나 규정상으로도 상근 여부를 이사 선임 때마다 반드시 결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당사에서도 임기 중 직위 또는 직책을 변경해야 하는 경우 이사회에서 정하도록 돼 있다"고 했다. 이미 주총에서 비상근을 전제로 사내이사를 선임했기 때문에 이사회를 꼭 개최할 필요가 없는 취지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묵시적 합의에 따른 비상근을 전제로 한 NS쇼핑 측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원 법무사는 "주주총회에서 암묵적으로 비상근을 전제로 사내이사를 선임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일련의 상황은 상근 사내이사로의 선임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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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현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도 "(주총에서 별도 언급이 없었다면) 상근 사내이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암묵적 합의로 비상근 사내이사가 선임됐다 보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어렵다"고 했다. 이들 전문가의 얘기는 법규정이 없다면 명시적 선임의 의사표시가 필수적이란 얘기로 통용된다. 그런데 NS쇼핑 측 이사 선임 과정은 이런 명시적 의사표시가 부재했다는 의미로 귀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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