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거부권 임박…의료현장 갈등 봉합 출구전략 '고심'
어깨 무거워진 보건복지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6일 국무회의에서 간호법안에 대한 대통령 재의요구(거부권)를 건의하기로 함에 따라 이후 출구전략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간 보건의료계의 극심한 갈등이 이어졌던 만큼 이를 봉합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간호계가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의료계 또한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정책 제안에 나설 방침이어서 이를 조율해야 할 정부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간호계는 숙원이었던 간호법 제정이 사실상 무산되는 만큼 본격적인 집단행동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대한간호협회의 회원 대상 설문조사에서 간호법 거부권 행사 시 집단행동에 대해 98%의 동의를 얻은 만큼 예정된 수순이다. 간협은 우선 간호사 면허증 반납 운동, 1인 1정당 가입 캠페인을 비롯해 대규모 총궐기대회 등에 나설 전망이다. 의료법 사각지대에 놓인 PA간호사들도 이미 예고한 ‘준법 투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간협이 “의사 집단처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한 집단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만큼 당장 총파업 등 최고 수위의 단체 행동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향후 정책 추진을 바탕으로 간호계 달래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말 발표한 ‘간호인력 종합 지원대책’을 착실히 이행하고, 초고령사회에 걸맞은 의료·요양·돌봄 체계를 만들기 위해 국민·현장·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최선의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집단행동에는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의료 공백은 있을 수가 없다”면서 “관련 법령과 매뉴얼에 따라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간호법 사태 전개 과정에서 복지부와 간호계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황에서 기존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간협은 정부·여당의 거부권 건의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의원들, 복지부가 명백한 사실관계를 조작해 국민을 우롱하고 62만 간호인을 농락했다”며 “허위 사실과 가짜뉴스에 대항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하고 국민에게 진실을 알리겠다”고 규탄했다. 복지부로선 보건의료 정책 파트너 중 하나인 간호계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집단행동 영향을 최소화해야 하는 숙제를 맞이한 셈이다.
15일 간호법 공포 촉구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간호협회 대표단(왼쪽)과 간호법 및 의료인 면허취소법 반대 릴레이 단식투쟁을 하는 보건복지의료연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간호법 문제로 양분돼 오랜 기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보건의료 현장을 ‘원팀’으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도 남았다. 간호계와 이를 제외한 보건의료 직역 단체들은 그간 서로를 겨냥해 날 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복지부는 간호법 재의요구 건의 이유 중 하나로 “의료현장에서 직역 간 신뢰와 협업을 깨뜨려 갈등이 확산될 우려”를 들었다. 이는 곧 간호법 거부권 행사 이후 그간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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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과 일명 ‘의료인 면허취소법’(의료법 개정안)의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요구했던 보건의료계는 일단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이에 그치지 않고 13개 직역 단체가 참여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날 ‘총선기획단’을 출범하며 정치권에 정책 제안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들이 제시한 8대 제안에는 필수의료 인프라 부족 해결 대안 제시, 보건직역 업무영역 회복, 간호조무사 자격시험 학력 제한 폐지 등이 포함돼 있다. 의료연대는 “정부와 여당에서 지속적으로 중재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간호협회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며 “의료연대는 분열과 반목을 원하지 않는다. 어떤 경우에도 대화와 협의를 거부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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