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진에 수출 7개월 연속 뒷걸음질…무역수지 14개월 적자(종합)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 부진에 따라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가 14개월 연속 이어졌다. 특히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40% 이상 급감하며 수출 회복이 장기적으로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수지는 26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496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2%, 수입액은 522억3000만달러로 13.3% 각각 감소했다. 지난달 조업일수는 22.5일로 지난 해 같은 기간(23.5일)보다 1일 줄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2억1000만달러로 10.4% 감소했다.
수출액은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이 지속됐다. 수출이 월간 기준 7개월 이상 연속 감소한 건 2018년 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다. 산업부는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반도체 업황 부진, 조업일수 감소, 작년 4월 수출이 역대 4월 중 최고 실적(578억달러)을 기록한 데 따른 역기저효과 등으로 감소했다"며 "중국과 베트남의 수입수요 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점이 대중국과 대아세안 수출 감소에 주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D램 고정가 20% 급락
무역수지가 1년 넘게 지속하는 배경에는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수출 부진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0% 급감하며 9개월 연속 감소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지난달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보다 19.89% 하락한 1.45달러로 집계됐다. D램 가격은 올해 1월 18.1% 급락한 후 다시 낙폭을 키운 셈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에 처음 4조5800억원에 달하는 분기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D램 등 제품가격이 급락하면서 큰 폭의 수출 감소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반도체 수출은 올해 1월 전년 동기 대비 44.5% 급감한 이후 2월(-42.5%), 3월(34.5%)에 이어 이달까지 40%대의 감소세가 계속됐다. 산업부는 "반도체 업황의 단기간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주요 메모리 업체 감산에 따른 공급축소 효과 등 영향으로 3분기 이후 업황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를 비롯해 디스플레이(-29.3%) 등 IT품목, 석유제품(-27.3%), 석유화학(-23.8%), 철강(-10.7%) 등의 품목도 수출이 감소했다. 다만 자동차(40.3%), 선박(59.2%), 일반기계(8.1%) 등 품목의 수출이 증가하며 감소 폭을 줄였다. 지역별로는 자동차 수출 호조와 인프라 투자와 밀접한 일반기계 등의 수출 증가로 유럽연합(EU, 9.9%)과 중동(30.7%)에서 수출 플러스를 달성했으나,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과 아세안 등에서는 각각 26.5%, 26.3% 줄었다.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중국과 베트남의 수입수요가 둔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대 교역국인 대(對)중국 무역수지는 11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연간 무역적자 250억달러…4개월만에 전년 比 53% 수준
같은 기간 수입은 유가 하락으로 원유(-30.1%), 가스(-15.5%), 석탄(-21.1%) 등 3대 에너지수입이 25.8% 줄어들면서 전체 수입 또한 13.3% 감소했다. 두바이유는 배럴 당 지난해 4월 기준 102.82달러에서 이달 83.44달러로 하락했다. 에너지 수입규모는 과거 10년 평균(90억달러) 대비 여전히 19억달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건 불안 요소다. 에너지 외 반도체, 철강 등 원부자재 수입 역시 감소세를 이어갔다.
올해 연간 수출액 누계는 2011억5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 수입액은 2262만2100달러로 5% 각각 감소했다. 이에 따른 올해 연간 무역수지는 250억62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4개월 만에 지난해 총 무역적자(-472억달러)의 53.0%에 달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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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강력한 수출지원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등을 포함한 미국 순방성과가 수출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비즈니스 기회 창출 및 시장 개척을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수출산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반도체 등의 기술개발 투자,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조성, 투자세액공제 확대 등의 정책적 지원, 수출 품목·시장 다변화와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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