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제한 예고한 美옐런 "中관계서 국가안보가 가장 중요"

"중국과의 관계에서 국가 안보가 가장 중요하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미국의 대(對)중국 관계에 있어 경제성장보다 국가안보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조만간 공개될 것으로 전망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투자 제한 규제를 예고한 셈이다.

옐런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진행된 강연에서 대중국 견제 조치들에 대해 "(미국) 경제에 영향이 있을 수도 있지만, 국가 안보적 고려에 따라 추진 되는 것"이라며 "경제적 이익과 상충(trade-off)할 때도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가 안보를 최우선 순위에 두면서 때때로 경제적 불이익까지 감수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옐런 장관은 "우리는 중국의 군사 및 안보 기구로부터 특정한 기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국가 이익이라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면서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광범위한 수단을 갖고 있다. 필요시 목표를 좁힌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국에서의 외국 투자와 관련해 국가 안보적 리스크를 조심스럽게 살펴보고 있다"며 "민감 기술에 대한 미국의 해외 투자를 제한하는 프로그램을 검토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달 중 반도체 등 첨단 산업분야를 중심으로 미 기업들의 대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전례 없는 규제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폴리티코는 조만간 공개되는 행정명령에 중국의 첨단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미 기업들에 대해 정보보고를 의무화하고 일부 핵심분야에는 투자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옐런 장관의 이날 발언은 해당 규제 발표가 임박했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옐런 장관은 이러한 대중국 견제 정책이 국가 안보 차원임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국가 안보 및 가치에 대한 우려"라며 "우리가 경제적 이점을 얻거나 중국의 경제 및 기술적 현대화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익 보호를 위한 조치의 기본 원칙으로 ▲ 명확한 목표 설정 ▲ 집행 등의 용이성 ▲ 상황 변화에 따른 변화 ▲ 정책 설계 및 실행 시 동맹·파트너 국가와의 협력 등을 제시했다.

또한 "우리는 양국이 함께 성장하고 혁신하는 건전한 경제 관계를 추구한다"면서 "다만 건전한 경제 경쟁은 공정할 때만 지속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옐런 장관은 중국이 국영 기업 지원을 확대하고 무역 상대국에 보복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중국의 불공정한 경제 관행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국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기후변화, 부채 문제 등에 대해서도 중국이 필요한 조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신의 중국 방문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중국에 갈 것"이라면서 "경제문제를 놓고 중요하고 실질적인 대화에 참여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