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코인 상장 비리' 4명 구속…"거래시장 구조적 문제"
검찰이 최근 구속된 코인원 전 상장담당 임직원 2명과 상장 브로커 2명 등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국내 코인(암호화폐)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11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이승형) 가상자산 비리 수사팀은 코인 상장브로커 2명과 이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코인을 상장시켜 준 혐의로 코인원 임직원 2명을 모두 구속했다고 밝혔다.
상장브로커 고모씨는 지난달 7일, 코인원 전 상장담당 이사 전모씨는 지난 7일 각각 배임증재, 배임수재 혐의 구속기소됐다. 전날엔 전 코인원 상장팀장 김모씨와 상장브로커 황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김씨는 배임수재·범죄수익은닉 규제법 위반 혐의, 황씨는 배임증재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전씨와 김씨는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상장브로커 고씨와 황씨로부터 각각 총 20억원, 10억4000만원 상당을 상장 대가로 수수하고 시세조종이 예정된 코인을 거래소에 상장시킴으로써 거래소 업무를 방해했다.
김씨는 코인을 차명계정으로 현금화해 한남동 빌라 구매에 사용하는 등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도 받는다. 브로커 황씨 역시 처음부터 차명계정을 이용해 코인을 공여해 범죄수익 은닉 등 혐의가 적용됐다.
지난 1월부터 국내 3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인 코인원의 상장 리베이트 비리를 수사해 온 검찰은 이를 통해 한국 코인 거래 시장의 구조적 비리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한국 코인 거래시장에 ▲코인 다단계업자(리딩방, 투자회사 등)들의 상장 전 투자금 불법 모집 ▲코인 발행업자들의 프로젝트 성과 부풀리기 ▲거래소 상장을 위한 상장브로커와 거래소 상장직원 간 상장 대가 리베이트 수수 ▲거래소 상장 후 만연한 코인 MM(시세조작) 작업 ▲MM을 통한 고점 매도(Pump and Dump) 불법 이익 공유 구조 등 구조적 병폐가 있다고 했다.
검찰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게이트 키퍼(문지기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상장 코인에 대한 심사기능을 소홀히 하는 경우 일반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코인은 내재적 가치가 없기 때문에 상장 이후에 그 가치가 결정되는 속성이 있다.
특히 김치코인(국내발행 가상자산)은 유동성 부족, 시세 조종행위 등에 취약하므로 거래소는 투자자들의 손해를 막기 위해 가상자산 거래소는 충분한 검토를 통해 상장 여부를 결정할 의무가 있다고 전했다. 국내 코인 시장에 유통되는 코인 총액 중 62%가 김치코인이다.
최근 강남 납치·살해의 배경이 된 퓨리에버 코인의 경우도 대표적인 김치코인이다. 검찰은 발행재단의 재정상황이 불량했음에도 이 코인은 코인원에 단독 상장됐고, 상장 직후 MM을 통한 고점매도 행위로 다수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하면서 결국 살인까지 이르게 됐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거래소 내부 상장심사 절차가 사실상 형식만 있었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번에 구속한 코인원 상장담당 임직원들이 발행재단으로부터 상장 신청할 코인을 매우 싼값에 사놓은 후 고가에 되팔아 이익을 취하면서 발행재단의 MM작업을 조장했다고 밝혔다. 유가증권시장은 자본시장 법 등에 따라 공시의무위반, 시세조종 등 불공정 행위를 엄단하고 있지만 가산자산시장은 관련 법령과 제도가 없는 상황이다.
외부 감사 업체의 형식적인 감사도 문제점으로 짚었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상장 신청시 발행재단에게 외부 감사업체로부터 받은 검사결과서를 필수적으로 제출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상장 브로커를 통해 재단을 특정 감사업체에 연결, 형식적인 감사 결과서를 받아 이를 거래소에 제출하게 했다. 또, 검찰은 해당 감사업체로부터 상장브로커가 리베이트를 받아 코인원 거래소 상장 담당자와 분배한 사실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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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코인 백서 및 언론홍보 내용에 대한 무조건적 신뢰하지 말 것 ▲별다른 이유 없는 가격 급등락은 MM작업을 의심할 것 ▲상장브로커를 통한 상장은 지정·상장폐지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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