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에서 마스크도 벗고 축제를 즐길 수 있으니까 기분전환이 되네요. 그런데 꽃이 벌써 지고 있어서 아쉬워요. 이파리가 벌써 많이 났더라고요"(여의도봄꽃축제를 찾은 문영용씨(69))


4일 오전 찾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서로 국회 뒤편. '영등포 여의도봄꽃축제' 방문객들이 벚꽃길을 걷고 있다/사진=황서율 기자chestnut@

4일 오전 찾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서로 국회 뒤편. '영등포 여의도봄꽃축제' 방문객들이 벚꽃길을 걷고 있다/사진=황서율 기자chest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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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11시께 찾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서로 국회 뒤편. 이곳에서는 4년 만에 '영등포 여의도봄꽃축제'가 열렸지만, 거리는 한적한 분위기였다. 바람에 벚꽃잎이 흩날리면서 내리는 하얀 꽃비를 배경으로 가족, 친구, 연인끼리 온 방문객들은 마스크를 벗고 서로 사진을 찍어줬다. 영등포구청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개막행사를 열고 오는 9일까지 축제를 진행한다.

한산한 거리는 떨어진 벚꽃잎이 채우고, 벚나무에는 이미 푸릇푸릇 이파리가 돋아나 있었다. 하얀 벚꽃길을 기대했던 방문객들은 이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기온이 높아지면서 예년보다 일찍 벚꽃이 개화했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보통 때의 개화일(4월8일)보다 2주 빠른 지난달 25일부터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이에 상춘객들은 이미 축제 시작 전인 지난 주말에 꽃놀이를 마무리하기도 했다. 영등포구청에 따르면 지난 1일에는 약 50만 명, 2일에는 63만명이 여의도 벚꽃길을 찾았다. 구청에서도 원래라면 이날부터 진행했을 교통통제를 지난 1일부터 시작했다.


동네 친구끼리 축제에 찾았다던 장명중씨(65), 김춘식씨(63), 김충영씨(65)는 축제 시기가 안 맞게 돼 아쉽다고 전했다. 장씨는 "바람에 꽃이 다 떨어지고 있다"며 "벚꽃뿐만 아니라 길가에 펴있는 꽃들도 지는 분위기라 아쉽다"고 했다. 김씨도 "이전에도 이맘때 축제에 온 것 같은데 그땐 벚꽃이 하얗게 만개해있어서 좋았다"며 "이상기후 때문에 축제 기간과 개화 시기가 맞지 않는 모양이다"고 전했다. 구청 관계자는 "4년 만의 축젠데 실무진 차원에서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비가 와도 축제는 예정대로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벚꽃이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개화한 탓에 축제 첫날 이미 벚꽃나무에는 푸른 이파리가 돋아나고 있었다/사진=황서율 기자chestnut@

벚꽃이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개화한 탓에 축제 첫날 이미 벚꽃나무에는 푸른 이파리가 돋아나고 있었다/사진=황서율 기자chest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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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밤부터는 비 소식까지 있어 봄이 정말 끝나는 것이 아니냐며 애석해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유모차에 딸을 태우고 외출에 나선 임지은씨(33·여) "딸에게 오늘이 축제 첫날인데 이미 꽃이 많이 떨어졌다고 얘기하는 중이었다"며 "오늘 밤부터 비가 온다던데 곧 여름이 올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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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그래도 축제가 재개된 데 대해 코로나19에서 벗어나는 것을 실감한다는 반응이었다. 혼자 여행 중이라던 김화자씨(75·여)는 "코로나19로 보낸 세월이 너무 억울하다"며 "오늘 외출을 하니 너무 좋아 친구들을 여의도 한강공원으로 부르려고 한다"고 들뜬 모습을 보였다. 꽃 사진을 찍다가 친구들 무리에서 멀어졌다던 박모씨(72) 역시 "처음 와봤는데 마스크도 벗고 공기도 시원해 즐겁다"며 "이번 봄 벚꽃을 볼 수 있는 마지막 날일 것 같은데 재미있게 즐기다 가겠다"는 소감을 남기고 친구들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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