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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가파른 저출산, 느려터진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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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가파른 저출산, 느려터진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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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하다, 안타깝다, 바보 같다."


28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내용이 알려지면서 인터넷 육아 커뮤니티에서는 부모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새롭고 확실한 대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왜 실패했는지 이유를 찾겠다거나, 기존 제도를 보완·확대하겠다는 방침만 담겼다.

정부와 위원회는 ‘원래 그런 자리였다’거나 ‘이번이 첫 회의다’, ‘저출산은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다’는 식으로 얘기했지만 모두 변명이다. 저출산 문제분석과 해법논의는 200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셀 수 없이 많이 나왔다. 복지부와 통계청도 나름의 원인과 해법을 강구했다. 심지어 정부가 종합대책을 발표한 적도 있다.


그런데도 “왜 실패했는지 원인을 파악해야 할 것 같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너무 안일하다. 올해 안에 대책이 나온다 해도 ‘입법을 거쳐’ 혹은 ‘-년 뒤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적 논란으로 저출산 대책을 논의할 시간을 수개월이나 허비했는데, 국민들은 또 정부의 대책을 기다려야 한다. 출산을 고민하는 신혼부부와 육아에 전념 중인 부모들은 정부가 ‘느려 터졌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정부와 달리 국민들은 이미 저출산 정책 실패의 원인을 안다. 아직도 아이를 키울만한 집은 비싸고, 공공임대를 구하면 자녀가 차별받고, 중소기업에서 육아휴직은 꿈만 같고, 육아휴직 후 복직하면 차별하고, 사교육비가 부담스럽고, 그런데 월급은 턱없이 부족하고, 근로시간은 너무 길고, 아이와 함께할 시간은 부족해서다. 국민들은 십수년째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

저출산 정책을 되돌아보고 선택과 집중을 할 시기는 지나도 한참 지났다. 세계에서 저출산이 가장 심각한 나라의 정부라면 해야 할 일은 따로 있다. 저출산 극복에 유례없이 파격적인 예산을 투입하고, 어느 때보다 과감하고 신속히 정책을 추진하는 일이다. ‘답답하고 안타깝고 바보 같은’ 정부가 되지 않으려면 이제부터 잘 준비해보자는 식의 생각도 버려야 한다. 국민들은 당장의 저출산 해법을 바라고 있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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