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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트렌드]AI·로봇이 노년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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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초거대 AI(인공지능) 세미나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기술의 진보는 어디까지 가능한지, 그에 따른 순기능과 역기능은 어떠한지에 대한 논쟁이 치열하다. 앞으로 더 많은 기술 발전이 이뤄질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를 통해 우리는 어떤 일을 겪게 되는 걸까? 기술이 빠르게 발전할 때, 시니어들은 디지털 격차를 겪었고 소외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갑작스레 찾아온 비대면 사회는 그 차이와 어려움을 여실히 드러냈다. 앞으로도 그럴까?


지난 주, 네이버가 운영하는 클로바 케어콜 서비스 시연을 참관했다. 1인 가구 어르신들을 위한 AI 말벗 전화 서비스다. 전국 30여개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8000여명에게 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만족도 90%이상, 재통화 의사 95%이상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AI로 대체된 콜센터 서비스를 무척 싫어한다. 상담직원과 직접 마주할 때 대비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어떻게 챗봇 서비스를 좋아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역시 학습된 기계와 대화하는 것을 싫어했으나, 비법이 있었다. 바로 '기억하기'다. 첫 통화때 나눴던 대화를 저장해서 할머니, 할아버지 한분 한분의 이전 건강 상태나 상황을 기억한다. 다음 통화가 시작될 때 AI가 관련 맞춤형 안부를 물으면, 어르신들은 AI에 대해 '내 말에 귀기울여준 사람'이라고 느껴서 대화가 되는 것이다. 바빠서 자주 통화도 어렵고 기억도 못 하는 자식보다 낫다는 어르신도 있었다. 시간, 인력, 공간적 제약으로 인해 1인 가구 돌봄 서비스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형태의 챗봇이라면 자주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시니어와 관련된 기술의 방향성은 다양한 용어로 나타나고 있다. 먼저, ‘에이징테크(Aging Tech)’는 고령화 시대, 시니어의 요구에 맞춘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영역이다. 주로 건강, 의료, 생활 등 시니어가 일상생활에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마트에이징(Smart Aging)’은 에이징테크에서 ‘삶의 질’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면 시니어가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 워치 등을 이용해 건강관리, 생활 편의, 의료서비스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또, ‘제론테크놀로지’도 있다. ‘노인학(Gerontolog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노년층의 삶의 질 향상과 지속가능한 삶을 목표로 한다. 웰에이징을 위한 기술이라고도 한다. 나이가 들더라도 주거, 노동, 여가, 건강, 이동 등 일상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독립적인 생활을 이어나가며 계속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작년 국제 제론테크놀로지 학회(ISG)가 한국에서 열렸다. 대구 시니어 박람회와 동시에 개최됐다. ‘인공지능시대 100세 인생’이란 주제로 노화단계의 사람들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인공지능의 잠재력을 집중 조명했다. 시니어를 위한 AI기술은 뭐가 있는지, 글로벌 동향은 어떤지 등을 살필 수 있는 기회였다. 시니어 세대를 위한 기술은 ‘기능’만이 아니라 ‘정서적’, ‘감정적’인 부분을 고려해 디자인해야 하고, 여러 분야의 융합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인상적이었다. 또, 글로벌 고령화 기술 동향과 각종 사례도 흥미로웠다. IoT(사물인터넷), 모바일(Mobile), AI, 로봇 등 4차 산업의 핵심 기술들을 활용한 사례였다.


가장 놀랐던 것은, 메타버스를 사용한 미국 기업 ‘렌데버(Rendever)’다. VR 회상기법을 통해 젊은 시절 추억의 장소를 다녀올 수 있었다. 어디든 여행할 수도 있었다. 게임용으로만 생각하던 기술이 신체적 이동의 제약이 있는 사람들의 고립감을 없애고, 우울감으로 인해 복용하던 약물 사용이 줄어든다고 한다. 일본에서 개발된 돌봄로봇 ‘파로(FARO)’도 있었다. 동물 인형 모양으로 쓰다듬기, 눈맞춤 등이 가능해 경증 치매환자, 자폐아 등을 대상으로 소통과 보행능력 향상 등 치료효과를 인정받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프랑스에서 개발된 ‘스마트 워킹스틱’은 모션센서, 가속도계 등이 내장돼 있어 걷는 습관을 데이터화해서 보행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평소와 다른 거동 상 이상징후도 감지해낸다.

이처럼 인공지능, 로봇 등의 새로운 기술은 실질적으로 시니어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오히려 고령자의 삶에서 디지털 전환은 반드시 필요해졌고, 기술은 가까워졌다. 얼마전, 이천노인종합복지관은 전국 최초로 ICT 사랑방을 개관해 화제가 되었다. 총 4개로 구성된 공간에서 키오스크, 태블릿 등 IT기기 사용 교육부터 치매예방을 위한 터치스크린 게임, 대화형 로봇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다른 지역에도 반려로봇 사업을 추진하는 복지관도 있고, IoT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돌봄체계를 구축하는 곳도 있다.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한 동작인식 게임이나 VR 체험 공간도 한창이다. 한국 기업이지만, 일본에서 먼저 인정받은 큐라코도 있다. 대소변을 자동감지해 세척, 비데, 건조까지 하는 케어비데를 개발했다. KT텔레캅은 엔젤케어란 홈IoT시스템 센서연동 분석 서비스를 내놨다. 통합 관제센터를 운영하며 시니어의 응급상황을 대비한다.


이처럼 신기술과 서비스는 시니어들이 보다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대화형 인터페이스 기술, 건강 관리 기술, 의료 서비스 기술과 같은 것들은 우리의 수명 연장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기술의 발전을 통해 시니어의 삶에 새로운 길들이 제시되고 있다.


이보람 써드에이지 대표

[시니어트렌드]AI·로봇이 노년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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