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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의 Defence Club]군용기 생명연장 40년…하와이에서도 날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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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40년간 미 군용기 창정비 담당
F4 전투기 35년간 437대 정비 담당해

대한항공은 1976년 국내 최초로 '500MD 군용헬기' 양산을 시작, 국내 완제 항공기 생산 시대를 열었다. 이어 'F-5 제공호 전투기'와 'UH-60 중형 헬기' 등도 국내 생산해 군에 공급했다. 무인기 개발에도 도전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4년 무인기 '가오리-X1'을 개발했다. 가오리-X1를 이용해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무인편대기’와 ‘스텔스 무인정찰기’를 개발할 예정이다.


지난달 대한항공의 항공 기술력을 엿보기 위해 찾아간 김해공항에 위치한 대한항공 테크센터는 입구부터 여러 대의 군용기가 한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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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지난 1983년부터 미군이 사용하는 군용기의 창정비를 담당하고 있다. 창정비는 일정 시간 비행을 한 군용기의 기체를 완전분해 한 후 각종 부품을 검사하고 발견된 결함을 수리하거나 교체하는 작업이다. 새 군용기 수준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며, 미군은 군용기의 정비를 받기 위해 하와이와 오키나와, 알래스카 등지에서 부산에 있는 대한항공의 항공우주사업본부에 항공기 정비를 위탁하고 있다.


총 71만㎡(21만평) 규모의 대한항공 테크센터에 있는 군용기는 본연의 도색을 벗겨 은색을 띠고 있어 국적을 정확히 알 수는 없었다. 다만, 날개와 일부 부품을 떼어내도 군용기 기종별 자태는 유지했다. 정비라인에서 가장 앞에서 정비받는 기종은 우리 군도 주력 전투기로 사용하고 있는 F-15 전투기였다. 정비받는 기체 앞에 ‘84-0012’라는 글자가 신분증을 대신했다. 84는 생산연도, 0012는 그해 생산된 호기를 나타냈다. F-15는 운용시간 6년이 지나면 창정비를 한다. 기체의 상태에 따라 창정비 기간은 10개월까지도 소요된다. 기체는 큰 골격을 제외하고 모두 분해된다. 분해된 중요부품은 엑스레이(X-ray)를 통해 수리와 교체가 된다. 이후 재조립되기 때문에 새로운 전투기를 만드는 것보다 공정 절차가 더 복잡하다.


대한항공 테크센터는 아·태지역 최대 군용기 정비 기지로 손꼽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난해 퇴역을 한 F4 전투기는 1988년부터 35년간 총 437대를 창정비 했다”면서 “미군이 F4, F15, F16, C130, A10 등 자국 전투기를 우리에게 맡기는 이유가 바로 기술력과 노하우”라고 말했다.

F-15 전투기 옆에는 일본에서 날아온 주일미군의 F-16 전투기 10여대가 줄지어 서 있었다. F-16은 수명연장 작업이 한창이었다. 사람의 갈비뼈처럼 생긴 주골격도 새 부품으로 교체됐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F-16 전투기의 수명(8000시간)은 4000시간가량 더 늘어난다. 미군은 우리 군과 달리 통상 성능개량을 통해 수명을 연장해 비행 가능 시간을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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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0(선더볼트-Ⅱ) 대전차 공격기도 정비 중이었다. 주한미군은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발사차량(TEL)과 기갑부대 등 지상전력 위협이 증가하면서 A-10 공격기를 10여년 더 운용하기로 했다. 당초 2020년에는 퇴역할 예정이었지만 2030년까지 사용할 예정이다. 미국의 A-10 공격기 수명연장 결정에는 대한항공도 한몫했다. A-10 공격기의 날개는 8000시간 가량 비행하면 갈라지거나 흠집이 생긴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A-10 날개 개량 작업에 참여해 성공적으로 창정비를 마쳤다. 새로운 날개를 단 A-10 공격기는 2020년 미국 유타주 힐 공군기지에서 비행시험을 마치고 성능을 인정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을 마치고 오산 미국 공군기지를 방문해 A-10 연장 운용 의지를 밝힐 정도로 주한미군의 주력무기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A-10을 흰 연기를 내뿜고 기관포를 난사하면서 저공으로 돌진하는 기체 모습을 빗대어 성난 ‘혹멧돼지’(Warthog)으로 지칭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옆 라인에서는 전투기뿐만 아니라 헬기 창정비도 한창이었다. 미군이 운용하는 CH-53 대형헬기다. 7개의 주 로터 블레이드(헬기 상단 프로펠러)를 모두 제거했지만 육중한 몸매는 그대로 드러났다. 기체 앞에는 전기전자(파란색), 판금(초록색) 등 작업별 스케줄이 빼곡했다. 색깔별 스케줄에 사선을 그어가며 분야별 정비 속도를 맞춰갔다. 대한항공은 1989년부터 2010년까지 20여년 동안 CH-53 대형헬기 창정비 사업을 맡아왔고 2015년 미 해병이 운용하는 CH-53 대형헬기의 창정비 사업자로 재선정됐다. 그만큼 미군도 정비 실력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미군 군용기는 모든 창정비 작업을 마치면 지상에서 두달가량 성능시험을 거친다. 이후 미군이 직접 방문해 시험비행을 해보고 전투기를 몰고 기지로 돌아간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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