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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압박에 檢수사까지…KT 대표 선임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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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캠프 출신 임승태 사외이사 후보 사퇴
배임 혐의 검찰 수사도 본격화
2대 주주 현대차도 "대주주 의견 반영돼야"

정치권 압박에 檢수사까지…KT 대표 선임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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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된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향한 정치권, 사정당국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회사가 내세운 윤석열 대선 캠프 출신의 사외이사 후보가 돌연 사퇴했고, 검찰은 배임 등 윤 사장을 둘러싼 각종 혐의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여기에 우군으로 평가받던 2대 주주 현대자동차 그룹마저 윤 사장 대표이사 선임에 대해 경고성 메시지를 띄우며 완전히 돌아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KT 사외이사 후보로 내정된 임승태 법무법인 화우 고문이 사의를 표명했다. 후보에 오른 지 이틀 만이다. KDB생명보험 대표로 내정된 임 고문이 해당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정부와 여당 내 일고 있는 윤 사장에 대한 비토 분위기에 따른 부담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임 고문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선캠프에서 상임경제특보를 맡았던 인물이다. KT가 임 고문을 사외이사로 내정했을 때 '친윤(친 윤석열)'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을 새 사외이사로 내세워 정부·여당과 KT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기대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의도가 어찌됐던 간에 이번 임 고문의 사의 표명으로 KT는 갖은 외풍에 시달리고 있는 이 시점 정치적으로 가장 도움이 될 수있는 우군을 잃게 됐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이달 말 정기주총에서 있을 '표 대결'도 윤 사장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외에 또다른 KT 대주주인 현대차가 최근 KT 이사회에 대표이사나 사외이사 선출 등 주요 안건에 대주주의 뜻이 반영돼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윤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현대차그룹은 7.79%(현대차 4.69%, 현대모비스 3.1%)의 KT 지분을 보유, 국민연금 공단에 이어 2대 주주로 있다.

그동안 현대차는 이번 KT 정기 주총에서 있을 대표이사 선임 표 대결에서 KT의 우호지분으로 평가받았다. 윤 사장이 과거 현대차에서 부사장직을 맡기도 했고, KT가 미래 모빌리티 기술 협력을 위해 현대차와 지분을 교환하며 혈맹을 맺을 수 있었던 데에 윤 사장의 역할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차 그룹이 사실상 국민연금과 뜻을 같이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주총에서 대표이사 선임 안건 통과가 불투명해졌다.


무엇보다 윤 사장이 가장 신경이 곤두설 수 밖에 없는 부분은 사법 리스크다. 서울중앙지검은 윤 사장이 구현모 대표와 함께 계열사 일감을 특정 회사에 몰아줬다는 고발장을 접수, 공정거래조사부에 배당하고 본격적인 사건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앞서 시민단체 '정의로운 사람들'은 지난 7일 구 대표와 윤 사장이 계열사인 KT텔레캅의 일감을 시설관리업체인 KDFS에 몰아주고, 이사회를 장악하고자 사외이사들에게 부정한 향응을 제공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고발장 내용뿐 아니라 두 사람에 대해 제기된 의혹 전반을 수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구 대표는 자신의 친형이 운영하는 자동차용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을 2021년 7월 현대차가 인수하는 과정에 윤 사장과 함께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윤 사장은 현대차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현대차가 구 대표의 친형 회사를 거액에 인수한 지 두 달 뒤, 구 대표가 새로 마련한 KT 임원 자리에 윤 사장이 발탁되면서 '보은 인사'라는 말이 나왔다.


KT는 두 인사에 제기된 이같은 배임 의혹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KT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KT텔레캅 일감을 시설 관리업체 KDFS에 몰아주고, 비자금을 조성해 로비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KT는 "사옥 시설관리, 미화, 경비보안 등 건물관리 업무를 KT텔레캅에 위탁하고 있으며 관리 업체 선정 및 일감 배분에 관여한 바 없다"며 "KT와 KT텔레캅은 외부 감사와 내부 통제(컴플라이언스)를 적용받는 기업으로 비자금 조성이 원천적으로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윤 사장이 현대차에서 부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구 대표 형의 회사 인수를 도왔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윤 사장은 통신3사와 CJ, 현대차 등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그룹사 성장을 견인할 적임자로 판단돼 지난 2021년 KT에 합류한 것"이라면서 "2021년 7월 인수 당시 윤 사장은 투자 의사결정과 관련된 부서에 근무하거나 관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외이사 장악을 위한 향응과 접대가 이뤄졌고, 검찰 수사가 임박하자 중요 경영 자료를 삭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며 향후 관련 조사가 진행된다면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KT의 5개 호텔 사업이 적자가 300억에 달하나 일부 정치권과 결탁해 이익을 분배한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 KT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호텔은 4곳으로, 코로나로 호텔 시장 환경이 좋지 않을 때도 연간 호텔 사업 적자 300억 규모를 기록한 바 없으며, 2022년 연간 실적은 흑자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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