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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부모가 50대 아들 돌보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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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둔형 외톨이 청년 24만명 달해
"장애개념 확장해 '사회적 장애'도 지원해야"

국내 은둔형 외톨이 청년이 24만명에 달한다는 통계가 나온 가운데 이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이뤄질 전망이다. 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장기화하면서 은둔 당사자와 부양가족이 사회적으로 고립돼 먹고살기 어려운 문제로까지 진화한 일본의 사례를 바탕으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둔형 외톨이란 사회적인 교류나 활동을 거부한 채 집 안에만 있는 사람을 뜻한다. 원인은 입시와 취업 등 과도한 경쟁에서 누적된 스트레스, 우울증과 대인기피증 등 정신과적 증상, 대인관계에서의 좌절 등 다양하다. 과거엔 '히키코모리'(틀어박힘)라는 일본식 표현이 사용되기도 했는데, 주로 은둔형 외톨이, 고립·은둔 청년 등의 표현이 사용된다. 국립국어원에서 발표한 순화어는 '폐쇄은둔족'이다.

세상과 거리를 둔 국내 은둔형 외톨이 청년은 24만 4000명 규모로 추산된다. 전체의 2.4% 수준이다. 지난 7일 국무조정실에서 청년기본법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8월까지 만 19~34세 청년 가구원을 포함한 1만 5000가구를 대상으로 한 '청년 삶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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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조사에 따르면 은둔형 외톨이 청년의 규모는 더 크다. 지난 1월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서울 청년 중 4.5%, 최대 12만9000명이 '고립·은둔' 상태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1990년대부터 히키코모리가 사회문제로 불거졌던 일본의 경우 관련 문제가 누적되면서 '8050문제'가 새롭게 대두됐다. 20여년 전 이른바 '취업 빙하기'에 20~30대를 보내며 은둔형 외톨이가 된 이들이 현재 50대가 돼서도 80대 부모의 부양을 받는 것이다. 현재는 시간이 흐르면서 '9060문제'라고 불러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들은 청년 시기 사회 진출 등에 좌절을 겪으며 은둔을 시작하게 됐다. 특별한 경력 없이 중년층이 되면서 고용시장이 호전된 현재도 여전히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기간 집 안에 있었던 탓에 사회생활과 대인관계 형성을 새롭게 시작하는 데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취약계층 청년 범위 및 지원에 관한 연구'(2021)는 "현세대 고립 청년의 존재는 중장년과 노인의 고립 문제뿐 아니라 미래 한국에서 고립 인구 문제가 악화될 것을 암시하므로 정부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대인관계가 단절되고 방 안에 고립되는 은둔형 외톨이의 특성상 가족을 제외한 타인에게는 현 상황에 잘 알려지지 않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발굴과 예방이 필수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청년의 사회적 고립과 은둔에 대한 사회적 고립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들의 생산력 저하와 공공부조 개입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소모하게 된다"며 "일본에서 한 청년이 은둔을 택했을 때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은 1인당 16억원 정도의 재정적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계된다"고 설명한다.


이에 정부는 장애 개념을 의학적 기준뿐 아니라 은둔형 외톨이 등 사회적 장애로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러한 내용은 9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6차 장애인 정책종합계획’(2023 ~2027년)에 담겼다.


국회에는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은둔형 외톨이와 같은 사회적 장애도 '장애'로 인정돼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김홍걸 무소속 의원은 지난해 10월 '은둔형 외톨이 지원법안'을 발의했다. 은둔형 외톨이의 정의를 확실하게 규정하고, 3년마다 은둔형 외톨이 실태조사를 실시해 이를 기반으로 5년마다 은둔형 외톨이 지원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8월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역시 학업 수행이나 사회 적응이 어려운 은둔형 청소년에 대한 지원책을 담은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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