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윌 스미스에 맞은 코미디언 "아직도 아프다"

크리스 록, 넷플릭스 라이브쇼로 입 열어
"스미스가 맞는 걸 보려고 영화 '해방' 봤다"

1년 전 오스카 시상식에서 배우 윌 스미스에게 뺨을 맞은 뒤 침묵을 지켜온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4일(현지시간) 다수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 록은 이날 넷플릭스 코미디 라이브 쇼에서 "스미스가 얻어맞는 걸 보려고 (그가 출연한) 영화 '해방(Emancipation)'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화 '해방'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노예 역을 맡은 스미스를 보며 "'다시 때려라', '잘못된 부위를 때렸다'고 환호하기 위해 영화를 본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지난해 3월 27일 스미스는 오스카 시상식에서 록이 탈모증을 앓는 자신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를 두고 농담을 했다는 이유로 행사 도중 무대로 걸어 나와 록의 뺨을 세게 때리는 돌출 행동을 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에 오스카를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는 스미스의 오스카 시상식 참석을 10년 동안 금지하는 제재 처분을 내렸다.

지난해 3월27일(현지시간) 오스카상 시상식에서 윌 스미스(오른쪽)가 크리스 록의 뺨을 때리고 있다.[사진출처=AFP 연합뉴스]

스미스는 사건 하루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록에게 공개 사과한 데 이어 지난해 7월 사과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폭행으로 인해 영화 '해방'의 개봉 시기도 연기돼 지난해 12월에야 개봉할 수 있었다.

라이브쇼에서 록은 "사람들이 아팠냐고 묻는데 아직도 아프다"라며 "윌 스미스는 나보다 한참 크다. 그는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 역할도 맡은 적이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당시 윌 스미스에 반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부모님이 내게 무엇을 가르쳤는지 아느냐. 백인들 앞에서 싸우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록은 핀켓 스미스가 과거 불륜을 인정한 일에 대해서도 함께 언급했다. 록은 "그녀(핀켓 스미스)는 그(윌 스미스)가 나를 아프게 한 것보다 그를 훨씬 아프게 했다"며 놀렸다. 이어 그는 "난 아무 잘못이 없다는 걸 모두가 안다"며 "윌 스미스가 '선택적 분노(selective outrage)'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또 록은 핀켓 스미스가 과거 오스카를 '백인들의 잔치'라고 비판하며 흑인 배우들의 보이콧을 요구한 점에 대해서도 비꼬았다. 흑인이면서 지난해 오스카 시상식 사회를 맡았던 록은 "그녀(핀켓 스미스)는 자신의 남편이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는 이유로 성인 남자가 직장을 관둬야 한다고 말했다"며 "그녀가 시작하고, 내가 끝내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록의 코미디 쇼는 넷플릭스의 첫 라이브 스트리밍이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