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만의 공급 폭탄에…치솟던 美 아파트 임대료 하락
1월 신규 계약 임대료
작년 8월보다 3.5% ↓
미국 주요 도시에서 아파트 임대료가 6개월 연속 하락했다. 금리인상으로 집값이 떨어지고 있고, 올해 37년 만의 '공급 폭탄'까지 대기하고 있어 임대료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파트먼트 리스트를 인용해 올해 1월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의 임대료 중앙값이 1338달러(약 177만원)를 기록해 지난해 8월(1386달러·약 184만원) 대비 3.5% 내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임대료 중앙값은 5년 만에 처음으로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도시별로는 시애틀에서 아파트 임대료가 8% 하락했다. 보스턴과 라스베이거스에서는 각각 6%씩 내렸다. 아파트먼트 리스트가 조사한 52개 주요 도시 가운데 작년 8월 이후 임대료가 상승한 지역은 한 곳도 없었다.
그동안 미국 아파트 임대료는 코로나19 이후 시중 유동성 확대, 주택 수요 급증과 맞물리며 크게 뛰었다. 지난 2년간 상승률만 25%에 달했다. 하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해 고강도 금리인상에 나서며 집값이 하락, 아파트 임대료 상승세 역시 꺾였다. S&P 코어로직 케이스 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지난해 6월에서 11월 3.6% 떨어졌다. 이에 더해 인플레이션, 정리해고로 임차인의 가처분소득까지 줄어들면서 아파트 임대료는 하반기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신규 아파트 공급 확대도 임대료를 끌어내리고 있다. 부동산 데이터 조사업체 코스타 그룹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신규 아파트 공급은 약 50만 가구로 1986년 이후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임차인의 지위도 '을(乙)'에서 '갑(甲)'으로 바뀌는 양상이다. 부동산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인 리얼페이지 조사 결과 지난달 임대차 계약을 갱신한 아파트 거주자 비율은 52%로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임차인들이 더 나은 조건의 집을 찾으면서 계약 갱신 역시 줄어들었다는 것을 뜻한다. WSJ는 "새 아파트 공급 확대는 임차인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한다"며 "임차인은 2022년 초반처럼 임대료를 올리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임대료 하락이 물가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항목 가운데 주거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7.9%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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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파슨스 리얼페이지 이코노미스트는 "임차인들은 계약 갱신시 더 많은 옵션을 갖게 됐다"며 "임대인들은 임차인이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 갱신 임대료를 낮추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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