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약 20년 맞은 여성, 한쪽 눈 돌출…대형 제약사 소송
피임 주사 주성분으로 '뇌수막종' 발생 의심
한 영국 여성이 20년간 피임 주사를 맞다가 안구가 노출되는 부작용을 겪었다. 이 여성은 약물을 제조한 제약사를 고소할 예정이다.
영국 매체 '미러'는 최근 영국 스코틀랜드 던디에 거주하는 커스티 무어(37)의 사연을 전했다. 무어는 16세 당시부터 최근까지 약 20년에 걸쳐 화이자에서 제조한 '데포-프로베라' 주사를 맞았다. 그러나 올해 초 해당 약물이 뇌수막종과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뒤 투약을 중단했다.
뇌수막종은 뇌와 척수를 둘러싸는 막인' 수막'에 종양이 발생하는 증상으로, 눈 뒤쪽이나 시신경 주변에 생기면 안구가 돌출돼 보이거나 시력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데포-프로베라는 일종 간격으로 맞는 지속형 호르몬 피임 주사다.
커스티는 2021년 두통, 오른쪽 눈 부종을 겪어 병원을 찾았다가 뇌수막종 진단을 받았고, 현재도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종양이 시신경에 붙어 자라 제거가 더욱 어려워졌다"며 "치료 때문에 기력이 쇠약해져 일할 수 없고, 눈은 색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력이 떨어졌다. 이 주사는 위험하고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4년 영국 의학저널(BMJ)은 데포-프로베라 장기간 투약이 여성 뇌수막종 발병 위험을 5배 이상으로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커스티는 20여년 간 데포-프로베라를 투약했음에도 이 같은 경고를 단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며 주장하고 있다.
해당 연구를 주도한 연구팀은 프랑스 국가건강자료 시스템을 이용,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뇌수막종으로 두개내 수술을 받은 여성 1만8061명, 뇌수막종이 없는 여성 9만305명을 각각 비교하는 대조군 연구를 진행했다.
분석 결과, 데포-프로베라의 주성분인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아세테이트 주사를 1년 이상 사용했을 때 두개내 뇌수막종 수술 위험이 약 5.6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피임약 성분인 메드로게스톤은 4.1배, 프로메게스톤은 2.7배 위험 증가와 연관성이 있었다. 다만 1년 미만 사용에서는 이런 위험 증가가 뚜렷하게 관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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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연구는 단순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직접적으로 단정할 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럽의약품청은 2024년 9월 고용량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 아세테이트를 여러 해 사용한 사람에게서 뇌수막종 위험 증가가 관찰됐다며 제품 정보 개정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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