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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도 AI시대]①늘어나는 부정행위…이상징후 탐지에 횡령 방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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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부정 주체는 주로 경영인…경기 침체로 횡령 증가 가능성
감사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회계법인 디지털 감사 역량 강화 필수
빅4 “AI 감사 플랫폼 도입·개발…휴먼 에러 잡아 감사 품질 향상”

오픈AI의 챗GPT가 화제를 모으면서 전문 영역에서의 인공지능(AI) 활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회계도 마찬가지다. 국내 회계법인 '빅4(삼일PwC·삼정KPMG·딜로이트안진·EY한영)'도 앞다퉈 AI를 탑재한 디지털 감사 툴(Tool)을 개발·도입해 업무에 적용하면서 본격적인 '디지털 회계감사(Digital Audit)' 시대를 열고 있다. 갈수록 치밀해지는 회계 부정 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효율적 감사시스템 구축에 '디지털 감사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다. 감독당국은 특히 경기 침체기에 회계 부정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회계 업계의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회계도 AI시대]①늘어나는 부정행위…이상징후 탐지에 횡령 방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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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부정 주체 73% 경영진, 27% 일반인

2일 금융감독원이 최근 3년간 외부감사 과정에서 감사인이 회계 부정을 발견한 사례 22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부정 주체 73%는 경영진이었다. 일반 직원은 27%에 그쳤다. 아무래도 경영진이 내부통제를 무력하시키기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정 유형별로는 재무제표 왜곡 표시 7건, 횡령사실 은폐를 위한 왜곡 표시 15건으로 집계됐다. 무자본 인수·합병(M&A) 세력이 상장사 인수 후 유상증자 또는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조달한 자금을 횡령하고, 이를 숨기기 위해 대여금 등을 허위 계상한 사례 등이 포함됐다.

대부분의 부정 위험 요소는 감사인의 분석적 검토(15건, 68%)로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적 검토란 재무데이터와 비재무데이터 간의 개연적 관계를 분석해 재무정보를 평가하는 것으로 추세분석과 비율분석 등도 여기에 해당한다. 다음으로는 외부 제보(3건), 회사 자체 조사(1건), 계류소송 검토(1건) 등 순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감사 인력 부족, 인터넷 상거래 등 복잡다변한 거래, 부정 거래 증가 등의 감사위험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감사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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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감사 툴로 위험 탐지하고 감사 시간도 단축

회계법인들은 업무 효율화를 위해 수년 전부터 디지털 감사 역량 강화에 집중해왔다. 디지털 감사에 따른 업무 효율화가 회계산업 전반의 감사 품질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판단해서다.


회계법인은 데이터 분석, 부정 적발, 위험 평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을 활용한다. 디지털 감사의 가장 큰 장점은 사전적으로 리스크(위험)를 판단하고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덕에 감사인은 좀 더 복잡하고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부분에 집중해 감사의 품질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17만2000여 시간. 삼일PwC가 자체 개발한 디지털 감사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절약한 업무 시간이다. 2020년 10만8000시간, 2021년 14만8608시간을 절약했다. 삼일이 개발한 감사 업무 자동화 서비스 '로보틱 플랫폼' 덕분이다. 이 툴에 회계정보의 자동 검증, 보고서·조서 초안 작성, 공시정보 검색 등 30여 가지 자동화 애플리케이션이 탑재돼 있다. 국세청 홈택스 홈페이지에서 사업자 상태를 조회해 결과·증빙을 제공하는 '휴폐업 조회', 리스계약 조건 기입 때 리스 회계처리를 위한 상각표를 자동 산출하는 '스마트리스', 수출입 이행 관련 증빙 확인과 사실 조회가 가능한 '관세청 전자통관시스템 조회' 등이 대표적이다. 로보틱 풀랫폼을 주관하는 이승환 파트너는 "회계업무에서 계산이나 반복 업무의 자동화는 휴먼 에러(인간 실수)를 줄여 데이터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아낀 시간을 중요한 감사 절차에 더 투입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대용량 데이터를 얼마나 단축시킬 수 있을까. 딜로이트안진은 데이터분석팀을 운영하면서 대용량 샘플링 솔루션을 개발해 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기존에 통상 1주일 정도 걸리던 샘플링 방법을 단 몇 분 만에 수행하고 있다. 안진 측은 "대용량 데이터의 경우 데이터 추출이 불가능하거나 1주일 이상 시간이 걸렸지만 IT 기술을 활용해 1시간 이내로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감사가 불가피했던 시기에 디지털 감사가 효자 노릇을 했다. EY한영이 사용하는 감사 플랫폼 EY캔버스(EY Canvas)도 그런 사례다. 온라인 기반의 통합 플랫폼을 토대로 실시간 감사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한영 관계자는 "EY 캔버스와 연동된 EY CCP(Canvas Client Portal)는 감사팀과 고객이 손쉽게 자료를 요청하고 제출할 수 있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비대면 감사 환경에서 효율적"이라며 "특히 한 번 작성한 감사 요청사항 목록과 내역은 다음 연도로 자동 이전돼 담당자가 바뀌어도 일관성 있는 업무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AI가 이상징후를 포착하는 동시에 의사결정에 필요한 조언도 할 수 있을까. 가능하다. 삼정KPMG는 KPMG의 클라라(Clara)를 도입해 감사 절차 자동화 툴인 '데이터스니퍼(DataSnipper)'로 비즈니스 전망과 위험을 판단할 수 있는 예측 분석을 한다. 감사 절차를 평가하고 충분한 감사 증거를 확보했는지 여부를 감사인에게 알리는 등 회계감사 과정에서 필요한 의사결정도 제시한다. 비정상적인 계정과 위험도 높은 거래도 자동 식별한다. 삼일이 도입한 PwC의 오라(Aura·Audit Risk Assessment) 역시 국제감사기준에 따라 위험 평가에 근거한 업무 수행을 지원한다.


감사인들이 편리하게 기업의 원장에서 부정 관련 이상징후를 찾을 수 있도록 고안한 솔루션도 있다. 안진이 사용하는 엑셀 JET다. 한 업무에서 통상 3일가량 걸렸던 이상징후 포착 시간을 1일로 단축할 수 있다. 기업의 외부평가보고서를 빠르게 자동으로 디지털화해 평가보고서의 변수를 외부 데이터를 이용해 검증하고 이상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평가보고서 지원 솔루션도 활용한다. 감사팀에서 관련 작업을 하는 데 2일 정도 걸렸지만, 이 솔루션으로 4시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 EY캔버스 내 감사 분석 플랫폼 EY헬릭스 역시 현금계정 분석 도구로 특이한 거래 내역을 분석해 현금 계정 관련 부정 징후를 파악한다.


클라라 기반의 AITS(AI Transaction Scoring) 툴도 이상탐지 등 13가지 위험 요소를 기준으로 인공지능 엔진이 전수전표 데이터에 대한 위험을 낮음, 중간, 높음으로 평가한다. 한은섭 삼정KPMG 감사부문 대표는 "800만건의 전표를 샘플 데이터로 테스트한 결과 전통적인 금액단위 샘플 추출 때는 370건으로 집계되는 반면 AITS 툴로는 28건으로 줄어 감사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횡령 방지 솔루션 등장…AI 랩 설립

회계 업계의 AI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횡령 방지 솔루션까지 등장했다. 의료기기·금융·통신·화장품·식품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크고 작은 횡령 사건이 발생하면서 기업 경영진과 주주들의 내부통제 시스템 보완·예방에 관심이 커지면서다.


안진이 선보인 '라이트하우스'는 데이터 분석 기술과 회계감사 노하우를 결합해 자금사고 징후를 진단하고 탐지하는 솔루션이다. 라이트하우스 작동 원리는 기업 회계 정보를 분석해 국내외 주요 횡령 사례 중 빈도수가 가장 높은 유형을 탐지해 자금 흐름의 이상징후를 찾는 것이다. 특히 라이트하우스에 내부 데이터와 국세청 등 검증된 외부 기관 데이터를 함께 작동시켜 탐지율을 높인다. 이승영 딜로이트 안진 회계감사본부 수석위원은 "라이트하우스는 사고 이상징후 진단, 탐지, 예방에 효율적일 뿐 아니라 표·그래프 등 시각화 기능도 뛰어나다"라고 말했다.


AI 기술 개발 투자도 늘리고 있다. 삼일은 디지털과 AI혁신 과제를 융합, 연구하는 랩을 본격 운영할 방침이다. 삼일 측은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지식 기반 연계 서비스 및 어드밴스드 챗봇 등 고도화된 업무 자동화 실현에서부터 머신러닝과 AI를 활용한 서비스 모델 추가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영 관계자는 "글로벌 EY에서 AI 기술을 적용한 감사 플랫폼에 1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하는 등 디지털 감사에 적극적"이라고 전했다.


삼정은 보고서 합계 검증 자동화 툴인 FSS(FinancialStatement Suite)를 개발 중이다. 올 9월 론칭이 목표다. FSS는 보고서 풋팅(Footing)관련 반복 작업을 자동화해 업무 부담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게 특징이다. 합계를 검증해 정확도를 높이고 주석과 전기·당기 보고서 숫자를 비교하는 등 검토 이력도 제공하는 기능을 갖출 방침이다. 한은섭 대표는 "기존의 단순 반복 업무를 자동화해 감사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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