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00원 넘나들면서 매도세 강화
금리 인상 중단 시점 늦춰질 수 있어 강달러 이어질 수도

올 초 역대급 '바이(Buy) 코리아' 기조를 보인 외국인 투자자가 이번 주 순매도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주간 외국인 수급에서 매도가 많은 건 올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약 두 달 만에 1300원대를 넘나드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당분간 외인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강달러 우려에 국내주식 팔아치운 외인 투자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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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주(20~23일, 4거래일)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총 5938억원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4703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265억원치를 각각 팔아치웠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주 1조원치 넘는 주식을 사들였다. 특히 1월 넷째 주에는 설 연휴로 개장일이 3거래일에 불과했는데도 2조8430억원치를 순매수해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 이 같은 외국인 수급 유입은 연초 127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이 1월 말께 1230원대로 떨어지면서 환차익을 노릴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됐고, 국내 기업의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반사이익 기대도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2월 초를 기점으로 외국인의 순매수 거래대금 규모는 급격히 줄었다. 2월 2주차에는 6259억원, 3주차 1915억원에 그치더니 이번 주 들어 매도로 전격 돌아선 것이다.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악화한 시점은 1월 들어 계속 떨어지던 원·달러 환율이 2월2일(1227원) 이후 오른 시점과 일치한다.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이 두 달 만에 1300원대로 올라선 데다, 전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미 금리차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매매와 원·달러 환율은 동시신호의 성격이 있다"며 "기본적으로 미국 긴축에 대한 우려가 글로벌 유동성을 줄이고 있고,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 나타난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외국인 매도세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고용 등 경제지표는 시장의 예상치보다 상회하는 흐름을 보였다. 당연히 경기 부양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장 컨센서스인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깨고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을 밟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했다. 아울러 미국의 최고금리 도달 시점도 3월에서 5월 이후로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달러'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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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메시지를 과대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며 "Fed의 스탠스는 여전히 매파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3월 주식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은 난기류 지역을 통과할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 인상 중단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 등장은 기술주 랠리에 강력한 저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정적인 미국 경제와 달리 교역 비중이 큰 한국은 경기 하방 압력이 큰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주가 상승의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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