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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이창용 "한미 금리차 적정수준 없어…물가 보면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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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3.5% 동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1.7%→1.6%
물가상승률 전망은 3.6%→3.5%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금융통화위원 중 다섯 분이 당분간 최종금리가 3.75%까지 오를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하긴 했지만 이를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로 해석하면 안 된다는 취지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물가상승률이 5%대에서 연말에는 3%대로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거기에는 굉장히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물가 경로가 변동한다면 기준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미 금리차가 더 벌어지는 것에 대해선 큰 의미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변동 환율 제도하에서 (한미 금리격차의) 적정 수준은 없다"며 "금리차가 중요한 요인 중 하나지만 기계적으로 몇 % 이상이면 위험하고 그런 건 아니다"고 말했다.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선 "물가 경로가 예상대로 목표 수준인 2%로 간다는 확신이 들면 논의할 것"이라며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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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달러 당 원화가 1300원까지 간 상황을 어떻게 보시는지. 지난해 10월처럼 1400원대까지 떨어질 가능성 적다고 보시나.
환율이 물가 경로에 주는 영향은 중요한 고려 사항 중 하나이지만 환율이 1300원이든, 1400원이든 특정 수준에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 지금 환율이 변동하는 것은 국내적 요인이라기보다는 미국 통화정책의 최종금리와 지속 기간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특정 수준을 타깃하기보다는 불확실성 속에서 환율에 쏠림현상이 있거나, 변동성이 커지면 금융시장 안정이나 물가에 주는 영향 고려해서 저희가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에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밟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로 한미 금리차가 더 커질 수 있는데 어느정도를 적정 수준으로 보시나. 원화가치가 여기서 더 하락하면 국내 물가상승세가 더 심해질 수 있다.
변동 환율 제도 하에서 특정 적정 수준은 없다. (한미 금리) 격차가 너무 벌어지면 변동성 확대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저희가 고려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한미) 통화정책 차이가 벌어지면 환율을 어느정도 용인할지, 외환보유고로 쏠림현상을 막을지, 금리를 인상하는게 좋을지, 모든 선택지를 놓고 정교하게 통화정책을 결정하는게 저희 임무다. 한미 금리격차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지만 기계적으로 몇% 이상이면 위험하고 그런건 아니다.
이번에 금리 동결 의견을 낸 금통위원 중에서 최종금리를 3.75%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는 의견 없었는지. 있었다면 최종금리 상향의 필요성을 주장한 배경 설명 부탁드린다.
최종금리에 대해 한분은 현재 3.5%로 동결하는 게 적정하다고 했고, 나머지 다섯분은 당분간 최종금리를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그래서 제가 이번 동결의 의미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것이 아니고, 시간을 두고 추가적으로 올릴 필요가 있는지 고려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한 거다.

제가 여러 뉴스를 보니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기침체가 우려돼 한은이 금리를 동결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2월에는 물가상승률이 5% 내외로 1월보다는 조금 낮아지고 3월부터는 4%대로 더 낮아질 것이다. 또 그 추세가 계속돼서 올해 말에는 3% 초반으로 내려가는 경로를 저희는 생각하고 있다. 저희가 생각하는 경로로 가고 있기 때문에 효과를 지켜보면서 (금리 결정을) 하자는 것이지, 경기침체가 심화되니까 물가를 희생하고서라도 동결했다는 것은 아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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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보면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상당기간'이란 표현을 추가했는데, Fed처럼 연내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이 없다는 의미인가.
이번에 저희가 '상당기간'으로 표현한 것은 물가 경로가 정책 목표인 2%로 간다는 확신이 들면 금리인하를 고려하겠지만, 경로가 변한다든지, (2%로 간다는) 확신이 안들면 언제든 조정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상당기간'을 6개월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길 바란다. 물가 경로가 예상에 부합하면 그 때 금리인하 가능성을 논의하고, 그 이전에는 시기상조다.

생산자 물가나 최근 기대인플레이션을 보면 공공요금이 물가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그럼에도 오늘 수정 전망을 하면서 3개월 전보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0.1%포인트 낮춘 이유는 무엇인가.
이번에 물가상승률 전망을 낮춘 가장 큰 원인은 지난해 11월 예상보다 국제유가가 많이 낮아졌다. 11월에는 평균으로 올해 93달러 정도 예상했는데 이번 전망에서는 84~85달러로 전망했다. 다만 중국이 리오프닝 되면서 전세계 유가가 올라갈 가능성 많이 논의되고 있는데, 아직 유가 선물 시장을 보면 그 요인은 반영 안 되고 있다. 공공요금은 지난해 수준 정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선반영해놨지만, 실제 정부 정책이 발표되면 저희 예상치를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금융당국 요구로 은행의 예금금리, 대출금리 인하 경쟁이 치열해졌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3.5%까지 올린 이유가 있는데 그 효과가 제약될 수도 있다고 보시나.
최근 시장금리가 많이 떨어지니 통화정책 효과가 없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동안 한은이 기준금리를 300bp(1bp=0.01%포인트) 올리면서 기업, 가계가 높아진 금리를 피부로 많이 느꼈다. 그런 면에서 통화정책은 잘 작동 중이다. 예대 금리가 낮아지는 건 지난해 11~12월 기준금리가 올라간 것 이상으로 예대 이자율이 올랐던 것이 조정되는 측면이 있다.

오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0.1%포인트 낮췄는데,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앞뒤가 안 맞아보인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기조를 봤을 때는 물가상승률이 5%에서 3%로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거기에는 굉장히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 앞으로 (금리를) 가만히 놔두거나, 낮춘다고 확정하기보다는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물가 패스가 변동한다면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모든 정책은 데이터를 보면서 조정해나가는 것이다.

최근 물가가 다시 살아나는데 특히 근원물가 상승 흐름이 예사롭지 않다. 만약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가 다른 흐름을 보이면 한은은 어떻게 대응할 할건가.
근원물가는 어떻게 될거냐에 대해 금통위원간 이견이 많았다. 근원물가는 소비자물가보다는 천천히 변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저희는 소비자물가가 떨어져도 근원물가는 초반에는 천천히 떨어지다가, 소비자 물가가 예상대로 더 많이 떨어지면 (근원물가도) 더 빠르게 떨어질 것이라고 본다. 저희는 미국과 달리 서비스물가 상승률이 많이 낮아지고 있다. 또 집값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집값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건 근원물가 낮추는 요인이다. 반대로 공공요금이 올라가면 2차 효과를 미쳐서 근원물가가 빨리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불확실성이 많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우리 경제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최근엔 기대보다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경제 성장의 상향 조정은 우리나라에 긍정적인 효과임에 틀림없다. 다만 미국과 하는 반도체 '칩4' 등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있다. 또 중국 경제가 과거와 달리 소비재 중심으로 회복되고 투자재 중심으로 회복되지 않으면 중간재를 공급하는 저희 입장에서 예전만큼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다. 과거에는 중국 경제가 1% 올라가면 우리나라는 0.2~0.25% 정도 (성장률이) 올라간다고 봤는데 이번에는 보수적으로 그것의 반정도 효과를 낼 것으로 내부적으로 보고 있다. 다만 중국 여행객이 더 늘어나면 긍정적인 효과가 커질 것 같다. 중국 경제가 회복되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을 올리면 저희에게 부정적일 수 있다. 2분기 넘어서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

이번 동결 결정이 물가 경로를 점검하기 위해서라고 했는데, 왜 하필 지금인가. 그리고 지난해 총재님께서 (한은은) Fed로부터 독립되지 않았다고 했는데 이번 결정이 그 입장과 상충되는 것 아닌가.
저희가 왜 지금 (동결을) 선택했냐면 통화정책을 할 때는 미래를 보고 한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계속 (물가가) 올라가는 상황이라서 점검 여부를 떠나 무조건 금리를 인상시켜야 하는 국면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3월 이후로 (물가가) 많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이 정도 수준에서 금리를 지켜보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Fed로부터의 독립 문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저희 물가 경로를 가지고 통화정책을 하고 싶었는데 환율이란 변수가 들어왔다. 미국이 예상밖에 빠른 속도로 긴축을 하면서 저희가 Fed로부터 독립적이지 못하고 따라가야 하는 상황에 몰렸었다. 지난해와 달리 이제는 국내요인, 물가 패스를 주로 보고 (통화정책을) 할 때가 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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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는데 최종금리를 3.75%까지 열어두자는 금통위원이 많이 늘었다. 물가의 상방 리스크가 더 크다고 보는게 맞는건가.
물가 상방 리스크가 있다고 보는게 맞다. 그것과 함께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지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 이런 것을 복합적으로 파악해서 전망치를 (3.75%로) 열어두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금통위원들이) 봤다. 운전하는데 안개가 가득하다면 차를 세우고 안개가 사라질 때까지 보다가 갈길을 가야한다. 그런 비유로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통방 일자가 너무 자주 변해서 시장에서 불만이 있다. 총재님께서 이 부분에 대해 어떤 대책을 고민 중이신가.
제가 바쁜 요인이 G20 모임과 IMF 정기모임 때문이다. 지금은 3개월 전에 (통방 일자를 바꾸니) 문제가 생기는데 앞으로는 1년 전에 미리 알릴 예정이다. 그럼 G20 회의 등이 있을 때 (제가) 안가고 통방 회의를 하는게 바람직하느냐는 여러분이 판단하셔야 한다. 전 한은 총재가 해외 나가서 이야기하면 해외 기관도 우리 말을 들어서 국제금융시장에 영향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총재를 원하는지에 따라 (국제회의 참석을) 좋아하시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해왔던 주요국 중 동결 조치를 한건 한국이 처음인 것 같은데 여기에 대한 부담이 없었나.
주요국 중에선 캐나다가 동결할 것을 고려하겠다고 이야기했었다. 저희가 인상도 제일 먼저 시작했고 동결도 (거의 처음이니) 심리적 부담이 있었다. 그런데 환율도 잘 가고 있어서 안도하고 있다. 다만 다른나라보다 동결을 먼저했으니 능력있는 중앙은행이라고 생각 안한다. 우리나라 특정에 맞게 금리정책을 조절한 것이다.

물가상승률이 목표인 2%로 간다는 확신이 들면 금리인하를 논의한다고 했는데, 올해 중 금리인하를 할 것이란 전문가 의견은 어떻게 보시나.
올해 중 금리인하를 논의할 수 있냐는 질문은 패스하겠다. 근원물가나 여러 불확실성이 있다. 지금 몇 개월 사이에 그런 변화가 나타날 여건은 아닌 것 같다.

올해 공공요금 외에도 소주, 맥주, 햄버거 등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는데, 대출금리나 시장금리가 내린 것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나.
햄버거나 제품 가격은 그런 기대보다는 아직 물가상승률이 5% 수준이니 그 효과가 후행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음식물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예측하기 어렵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돼서 곡물가격이 크게 내려가지 않으면 음식 가격 금방 안 떨어질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

1월에 해외채권 자금이 50억달러 이상, 사상 최대 규모로 빠졌는데 (한미) 금리차 영향이 없다고 보시나.
확신하기 어렵다. 채권을 가지고 나간 기관들을 보면 정부가 외환보유고를 관리하는 곳이 많았다. 그런 나라도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과정에서 외환보유고를 소진해서 그걸 보충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자금을 뺀건지), 아니면 (한미) 금리격차 때문에 그런 건지 얘기하기 어렵다. 1월에는 환율이 많이 절하되면서 국내에 투자할 수 있는 유인이 많이 줄어든 게 사실이다. 그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어떻게 작용할지 더 봐야 한다. 지금은 국내요인보다는 해외요인에 의해 더 움직이는 것 같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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